코로나 꺾은 패션 수출 수주...'ODM이 불씨 살렸다'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외국 패션 바이어들의 디자인ㆍ리서치 활동이 제한되면서 이 니즈를 맞추는 국내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들이 수혜를 누리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패션기업 신원은 올해 수출 부문에서 전년 동기 대비 약 28%(8월 누계 기준)의 수주 확대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디자인 설계부터 생산까지 총괄적으로 위탁받는 ODM 수출 오더가 증가한 결과다. 코로나19 악재로 해외 패션 바이어들의 디자인, 리서치 활동이 제한된 가운데 이 니즈를 맞추는 신시장이 대두한 결과로 풀이된다.

ODM은 외주 업체가 상품의 설계부터 생산까지 위탁받는다. 갭이나 아디다스, H&M 같은 해외 대형 패션 바이어들이 외부 ODM업체에 디자인부터 생산까지 맡기고, 이 상품에 원청업체인 바이어의 상표를 달아 판매하는 방식이다. 주문자는 디자인, 생산과 관련된 직간접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코로나19로 비용 감축에 나서는 대형 패션 기업들의 수요가 늘고 있다.

신원은 국내 ODM 업체 가운데서도 신규 수주 실적이 단연 뛰어났다. 신원은 이 같은 성장 요인으로 친환경 기술 관련 노하우를 꼽았다. 신원 관계자는 "다양한 친환경 원단 염색(가먼트 다잉) 테크닉 개발 노하우를 통해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먼트 다잉에 대한 다양한 옵션을 제공한 것이 바이어들에게 어필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올가닉코튼, 리사이클폴리에스터 사용 등의 친환경 인증(OKEO-TEX 100) 등의 자산 어필도 주효했다.

국내 최대 패션 ODM 업체 한세실업도 연구개발(R&D) 역량을 활용해 코로나19로 인한 수주절벽 위기를 돌파중이다. 한세실업은 전체 600여명의 인력 중 150명이 R&D 인력으로 구성됐다. 갭을 비롯한 주요 해외 대형 고객사들이 코로나19이후 비용절감 차원에서 디자이너 수를 줄이고 이를 외주형태로 전환하면서 최근 ODM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한세실업 관계자는 "패션 트렌드를 분석해 색상과 디자인, 트렌드를 반영한 반영한 아이템을 역제안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주요 시장이자 한국 기업들의 텃밭인 미국, 유럽시장에서 OEM, ODM 시장을 선점했지만 최근 중국 업체들이 급격히 세를 늘리면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국내 패션산업이 코로나19로 인한 해외 수요 급감과 내수 영업 악화로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있다고 판단한다"며 "코로나19를 계기로 국내 패션 ODM 기업들이 중국과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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