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뱅킹 속도내는 카드사…'분담금·수수료 합의 등은 갈 길 멀어'

TF만들고 연내 참여 본격 논의
망비용부담·사용수수료 등 숙제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카드사들이 숙원사업인 오픈뱅킹 연내 참여를 위해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했다. 카드업계는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참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오픈뱅킹망 비용 분담, 개방형 응용프로그램개발환경(오픈API) 사용 수수료를 둘러싼 핀테크사와의 형평성 문제 등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 달 여신금융협회와 오픈뱅킹 참여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든 카드사들은 현재 오픈뱅킹 운용기관인 금융결제원과 관련 가이드라인을 협의 중에 있다.

오픈뱅킹은 일종의 금융 공용망이다.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모든 은행 계좌를 조회하고 송금과 결제 등을 할 수 있는 공동결제시스템으로 지난해 12월 전면 시행됐다. 은행과 핀테크사로 이용기관이 국한됐지만 금융위원회가 제2금융으로 확대, 추진하면서 카드사도 참여하게 됐다. 전제 조건으로는 카드 이용 내역(결제 내역) 공개가 붙었다. 계좌가 없는 카드사는 계좌대신 고객의 카드 사용 내역 정보를 제공하고 오픈뱅킹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모으고 있다.

카드사들은 오픈뱅킹 참여를 서두르겠다는 입장이다. 카드사에 오픈뱅킹이 허용되면 카드대금 출금과 가맹점 대금 이체 등을 오픈뱅킹망을 통해 저렴한 수수료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미래먹거리인 마이데이터와 마이페이먼트 서비스 개발에도 속도가 날 수 있다.

하지만 오픈뱅킹망 비용 분담, 오픈 API 사용 수수료 등을 두고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카드사들은 분담금의 경우 이미 오픈뱅킹 참여를 확정지은 증권사, 저축은행 수준의 부담을 원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분담금을 내지 않고 수수료도 10분의1 수준에 불과한 핀테크 기업과의 형평성도 제기한다. A카드사 한 관계자는 "핀테크사는 사실상 혜택만 받고 있는 셈"이라며 "과도한 분담금 부담은 어렵다"고 말했다.

협의 중인 API 이용을 위한 수수료 역시 입장 차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들은 핀테크 기업 수준의 수수료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B카드사 관계자는 "오픈뱅킹에 참여하게 된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분담금과 함께 API 수수료를 협의하는 과정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오픈뱅킹 참여를 위해 궁금한 사항은 금융결제원에 질의하는 등 수시로 소통하고 있다"며 "올 연말 저축은행 등 제2금융도 오픈뱅킹에 순차적으로 참여하는만큼 카드사들도 올해안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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