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뒷광고' 논란…사죄만 하면 해결될까

뒷광고 소비자 피해 날로 느는데…유튜버 처벌 불가
다음달부터 공정위 단속 강화하지만 실효성은 의문

유명 스타일리스트 한혜연

[아시아경제 이진규 기자] 유명 유튜버들과 인플루언서들이 '뒷광고'(협찬 사실을 숨기고 상품을 홍보하는 행위) 논란으로 잇달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시청자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뒷광고로 인한 소비자들의 피해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이번 기회에 뒷광고를 악용한 유튜버들을 강력 처벌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뒷광고를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유명 스타일리스트 한혜연과 가수 강민경이 뒷광고로 올린 콘텐츠를 마치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물건)'인 것처럼 꾸며 유튜브 채널에 올린 것으로 큰 논란을 일으켰다. 이어 268만명의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한 '먹방'(먹는 방송) 유튜버 쯔양은 이달 초 뒷광고 논란 끝에 결국 은퇴를 선언했다. 이어 인기 유튜버 문복희, 양팡, 햄지 등도 광고 표기 누락 사실을 인정하며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사과 영상을 잇달아 올렸다.

일부 시청자들은 유튜버들의 잇단 사죄 영상에도 사기죄로 이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현행법상 뒷광고에 사기죄를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다만 온라인 광고에 대한 규제 법령으로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 정보통신망법, 전자상거래법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이마저도 부당 광고를 의뢰한 사업자만 처벌할 수 있을 뿐이다. 결국 아직까지 뒷광고로 콘텐츠를 올린 유튜버에 대해선 처벌 규정이 없는 셈이다.

SNS 상거래에서 뒷광고로 인한 소비자들의 피해는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달까지 집계된 'SNS 마켓 소비자관련법 위반행위'는 모두 458건에 달했다. 이 중 277건(60%)이 광고임을 제대로 표시하지 않는 표시광고법 위반이었다. SNS 마켓에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 네이버카페 등을 통한 웹·모바일 거래가 해당된다. SNS 마켓 관련 한국소비자원의 소비자 상담건수는 2017년 2093건, 2018년 2387건, 지난해 3307건, 올해 8월 1879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뒷광고로 인한 소비자들의 피해가 이처럼 늘어나자 공정위는 다음 달 1일부터 뒷광고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 개정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심사지침은 표시광고법에 따라 부당한 표시·광고를 심사할 때 적용하는 구체적인 기준이다. 이 기준을 따르지 않은 광고는 공정위 심사에서 부당 광고 판정을 받게 된다. 개정안은 유튜버가 경제적 대가를 받고 콘텐츠를 올릴 때 '협찬을 받았다', '광고 글이다' 등의 문구를 명확히 밝히도록 했다.

부당 광고를 한 사업자에겐 관련 매출액이나 수입액의 2% 이하 또는 5억원 이하의 과징금이 부과된다. 검찰 고발 조치까지 이뤄질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여기서 사업자는 일반적으로 광고를 의뢰한 광고주를 의미하지만, 공정위는 뒷광고로 수익을 얻은 인플루언서도 사업자로 보고 단속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실시간으로 쏟아지고 있는 유튜브 콘텐츠들 가운데 다양한 형식의 뒷광고 영상을 공정위가 일일이 단속할 순 없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진규 기자 jkm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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