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장에 소외된 '시총 넘버2' SK하이닉스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국내 증시가 상승장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가 소외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총 10위내 종목 중 올들어 주가가 내린 종목은 SK하이닉스가 유일하다. 최근 기대 이상의 실적을 발표했지만 외국인의 매도세가 지속되며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날 오전 10시5분 기준 코스피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1.1% 내린 8만400원에 거래됐다. 이는 작년 말 주가 9만4100원과 비교해 17.0% 하락한 수준이다.

코스피 내 시총 1~10위 중 올들어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종목은 SK하이닉스 뿐이다. 바이오 쌍두마차인 삼성바이오로직스(시총 4위)와 셀트리온(6위)은 작년 말 대비 각각 85.7% , 73.4% 상승했고, 국내 양대 포털인 네이버(5위)와 카카오(9위)도 각각 67.0%, 130% 올랐다.

주가가 좀처럼 오르지 않던 LG화학(3위)과 현대차(7위)도 올해 들어 반전 양상을 보이며 각각 138%, 49.1% 뛰었다. 시총 1위인 삼성전자의 주가도 올해 지지부진한 상황이지만 전날 종가 5만8200원은 연초(5만5800원) 대비 4.3% 상승한 수치다.

SK하이닉스는 최근엔 기대 이상의 실적도 내놨다. 올해 2분기 매출 8조6070억원, 영업이익 1조947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3.4%, 영업익은 205%나 늘었다. 시장기대치(영업이익 1조8000억원)를 뛰어 넘은 수준이다.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오름세를 타지 못하는 것은 외국인의 '팔자'세가 거세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올 들어 지난 6월 한 달을 제외하고 매월 순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1월과 2월에 각각 1320억원, 2월 2016억원어치를 팔아치우더니 3월엔 9591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어 4월(-2380억원)과 5월(-4097억원)에 이어 7월(-2778억원)과 이달(-2354억원)에도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들어 전날까지 외국인의 SK하이닉스 순매도 금액은 2조3090억원에 이른다. 기관투자자도 전날까지 4240억원을 팔아치웠고, 개인투자자 만이 2조6700억원을 순매수했다.

주가가 하락하면서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줄었다. 연초 4.64%였던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비중이 전날엔 3.48%까지 축소됐다. 시총 순위도 쫓기는 신세가 됐다. 작년 말 3위였던 네이버와 시총 차이가 30조원 이상 났지만 전날 기준 시총 3위인 LG화학과의 격차는 5조60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가 일시적 조정기를 거친 뒤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상반기 강했던 서버 D램 및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수요는 하반기 일시적으로 주춤하겠지만, 비대면(언택트) 생활 습관화에 따른 비대면 IT로의 추세 변화는 지속적일 것"이라며 "코로나19 이슈 지속에 따른 단기 우려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중장기적 메모리 업황 개선 방향성은 유효하다"고 내다봤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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