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장치료제, 개발 이후에도 완치자 협조 절실'

김진 GC녹십자 의학본부장 인터뷰

"연내 현장 투입…단순 혈장 투여로도 효과"
생산량·공여자수 비례 "완치자 도움 계속 필요"

김진 GC녹십자 의학본부장

[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연내 치료제 개발이 완료되면 의료 현장에 먼저 투입할 것이다."

김진 GC녹십자 의학본부장은 12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이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혈장치료제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액 속에 포함된 항체와 면역글로불린을 농축ㆍ제제화한 의약품이다.

GC녹십자의 혈장치료제는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중 '약물 재창출' 방식을 제외하면 개발 단계가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다. 김 본부장은 "GC녹십자는 B형간염, 항파상풍 면역글로불린 치료제 등 혈장치료제를 상용화한 경험이 있다"며 "이들 제품과 작용 기전과 생산 방법이 같기 때문에 개발 과정을 간소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신속개발 위해 개발구조 바꿔"=GC녹십자의 최대 고민은 치료제 개발 속도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일반적 상황이 아닌 만큼 단시간 개발을 위해 여러 방법을 계속해서 찾고 있다"며 "이 중 단계별로 진행하던 직렬 구조의 개발 과정을 여러 과정이 동시에 돌아가는 병렬적 개발 구조로 조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혈장치료제 개발은 국책사업으로 추진되고 있어서 정부와의 협업도 중요하다. 김 본부장은 "코로나19는 과거 다른 신종 감염병보다 심각성이 훨씬 높지만 민관의 적극적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GC녹십자는 지난달 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혈장치료제 임상 2상 시험계획서(IND)를 신청했다. 국내 5개 병원에서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할 방침이다. 완치자 1명에서 추출한 항체로 몇 명의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지도 이 과정에서 가늠할 수 있다. 김 본부장은 혈장치료제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일정 수준 이상 확보됐다고 판단했다. 그는 "혈장은 오랜 기간 인체에 사용된 제제"라며 "단순 혈장 투여만으로도 과거 신종 감염병에 대한 치료 효과가 나타난 만큼 이를 농축해 만든 의약품의 치료 효능도 기대할 만하다"고 했다.

◆"완치자 협조 계속 필요" 호소= GC녹십자는 지난 10일 혈장치료제 임상시험용 제조공정을 마쳤고 임상시험이 승인되는 대로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에 착수할 예정이다. 다만 김 본부장은 혈장치료제가 완치자의 혈장에서 추출하는 성분으로 만드는 특성상 많은 양의 혈액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공여자의 수는 치료제 생산량에 비례할 수밖에 없다"며 "임상 후에도 추가 후속 연구와 실제 의료 현장에서 쓰일 치료제 생산을 위해 완치자들의 적극적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GC녹십자는 혈장치료제 개발을 마치면 국내 환자들에게 무상 공급할 계획이다. 정부지원금을 제외하고 개발에서부터 상용화까지 모든 비용을 부담하는 만큼 손실이 불가피하다. 김 본부장은 "치료제 개발 목적 자체가 국민의 보건 안정화를 위한 것"이라며 "금전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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