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이름 바꾸면 주가 오를까…'절반' 성공

40곳 중 21곳 주가 상승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올 상반기 상호변경을 실시한 곳 중 절반은 주가 상승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의 증시 반등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3일 한국예탁결제원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상호를 변경한 상장사는 총 55개사로 전년동기 53개사 대비 2개사(3.8%)가 늘었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년동기(16개사)대비 2개사가 증가한 18개사, 코스닥시장에서는 전년동기와 동일하게 37개사가 상호를 바꿨다.

상호변경 사유로는 '회사 이미지 제고(브랜드 가치 향상)'가 22개사로 전체의 40.0%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회사분할ㆍ합병'이 15개사로 27.3%를 차지했고, '사업영역 확장 또는 다각화'가 8개사(14.5%), '경영목적 및 전략제고'가 5개사(9.1%) 순이었다.

회사 이름을 바꾼 상장사들은 증가하는 추세다. 2018년 한 해 동안에는 80곳이 상호변경을 실시했지만 지난해에는 95개사로 늘었다. 10곳 중 4곳이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상호변경을 실시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주가 하락 혹은 경영상 어려움 등을 타개하기 위한 묘책 중 하나로 상장사들은 간판 바꾸기를 선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018년 하반기, 증시가 크게 하락했던 당시에는 상호변경한 업체 10곳 중 8곳이 주가 하락을 경험해 이런 방법이 통하지 않았지만 올 상반기에는 증시 반등에 힘입어 효과를 봤다.

올 상반기 상호변경을 실시한 곳 중 스팩, 거래정지, 우선주종목 등을 제외한 총 40개 상장사의 21곳이 회사 이름을 바꿔단 이후 주가가 상승했다.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은 경영목적 및 전략 제고 차원에서 기존 메디파트너생명과학에서 이름을 바꿔 단 '쎌마테라퓨틱스'였다. 상호변경 전 4100원이었던 주가는 이날 오전 10시 기준 7060원으로 72.20% 상승했다.

회사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이름을 바꾼 '아이엠이연이(전 연이정보통신)'와 'HMM(전 현대상선)' 등도 주가가 각각 40.14%, 33.75% 올랐다. 코로나19 여파로 부진한 철강업종도 간판 이름에서 '철강'을 떼니 주가가 오른 경우도 있다. 영흥철강은 지난 4월 '영흥'으로 상호를 바꾼 뒤 주가가 11.85%가량 올랐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지난 4월 '종금'을 떼고 '메리츠증권'으로 바꾼 뒤 주가가 소폭 상승했다.

반면 휠라코리아는 '휠라홀딩스'로 바꾼 뒤 28.28% 하락해 대조를 보였다. 'SK렌터카(전 AJ렌터카)'와 'LG헬로비전(전 CJ헬로)' 등도 상호변경 뒤 주가가 두 자릿수로 하락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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