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사전] 확찐자 - 코로나로 인한 현대인의 비애

사진 = 아시아경제 DB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2008년 5월 중국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후진타오 주석과 만난 자리에서 '한ㆍ중 수형자 이송조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이듬해 조약이 정식 발효되면서 당시 중국 교도소에 수감 중인 한국인 수형자들은 모두 한국에 돌아갈 기회를 얻었다. 그런데 중국 동북지역 수감자를 대상으로 주선양 영사관이 이송 희망 여부를 조사한 결과 30%가량이 중국 잔류 의사를 밝혀 궁금증을 자아냈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중국 정부의 탄력적인 교도소 운영 체제를 지목했다. 중국 교도소에선 기결수가 강제 노역이 아닌 노역 여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으며, 노역 참여 등을 통해 성실하게 복역하는 수감자는 인센티브를 받아 감형 또는 감면 신청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교도소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다고 건의한 한국인 수감자들을 위해 선양교도소는 이들이 자체적으로 음식을 해먹을 수 있게 허용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일부 수감자들은 체중이 증가하는 등 자율성이 일부 허용된 중국 교도소에 적응한 이들은 결국 잔류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확찐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외출 자제와 실내활동 증가로 체중이 확 늘어난 사람을 지칭한다. 다소 자조적인 용어라 할 수 있다.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신체 리듬이 깨지고 체중이 증가하기 쉬우므로 하루 20~30분이라도 스트레칭과 같은 실내운동을 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으로 확찐자가 점차 늘어남에 따라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집에서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홈트레이닝 프로그램, 이른바 'KSPO 확.찐.자 예방 홈트'를 발표하기도 했다. 외출을 자제하면서 체중이 증가하고, 이로 인한 신체와 정신건강 악화를 막기 위해 홈트까지 챙겨야 하는 현대인의 고충은 코로나19가 빚어낸 웃픈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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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례
A: 너희 회사는 재택근무 2주 차라며. 좀 어때?B: 처음엔 전화 붙들고 저녁까지 작업하다 지금은 좀 나아졌지. 근데 다른 문제가 생기더라고.A: 왜? 동료 중에 확진자라도 나왔어?B: 아니. 맨날 앉아서 노트북만 붙들고 작업하고, 입이 심심하니 간식도 먹고, 밥은 배달 시켜 먹으니까... 살만 계속 찌는 게 문제지.A: 확진자가 아니라 확찐자가 됐구먼~ 틈틈이 스트레칭도 하면서 일해.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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