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아닌 일반인, 길바닥서 죽어야 하나' 유족 인터뷰 파문

28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전환된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 설치된 선별진료소로 의료진이 바쁘게 들어가고 있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임주형 인턴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숨진 사망자의 유족이 "어머니는 신천지 교인이 아니라서 제때 검사나 치료를 못 받아보고 숨진 것"이라고 주장해 파문이 예상된다.

'코로나19' 14번째 사망자 A 씨의 딸인 B 씨는 29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화요일(25일) 1339와 서구보건소에 전화했더니 중국 방문도 안 했고, 신천지 교인도 아니며 접촉자도 없어 검사를 안 해준다고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매체에 따르면 B 씨의 어머니 A 씨는 전날(24일)부터 건강이 악화됐다. 당시 A 씨는 기침과 근육통을 앓았고, 열은 없었다. 폐암 환자용 진통제를 먹었으나 여전히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다음날 보건소에 연락했으나, 보건소는 '열이 나지 않으면 코로나 19가 아닌 것 같으며, (검사를) 신천지 교인 위주로 하기 때문에 오셔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후 지난 27일 A 씨의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됐다. A 씨는 남편과 함께 인근 병원에 갔다. 당시 A 씨의 체온은 38.5도였다. A 씨는 병원 측이 불러준 구급차를 타고 서구보건소에 방문했으나, 보건소는 '대기자가 너무 많다'고 응답했다.

A 씨의 남편이 "그럼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묻자 보건소는 "해열제를 사다 먹여 열을 떨어뜨리거나, 돈을 들여서 대구의료원에 가라"고 답했다.

지난 25일 오전 대구시 서구보건소 출입문이 굳게 닫혀있다. / 사진=연합뉴스

B 씨는 이때 선별진료소가 아닌 대구의료원에서도 코로나19 관련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안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의료원에서 진찰을 받은 결과 A 씨는 폐렴을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코로나19 확진 판정은 3~4일 걸린다고 해 집으로 돌아왔다.

A 씨는 다음날인 28일 새벽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다. 가족은 A 씨를 구급차에 태워 대구가톨릭대병원으로 보냈으나, A 씨는 병원 도착 1시간 만인 오전 6시39분께 숨졌다.

3~4일 걸릴 것으로 알려졌던 A 씨의 코로나19 확진 통보는 이날 오전 나왔다. A 씨의 확진 환자번호는 #2467번이었다.

이와 관련해 B 씨는 매체에 "엄마는 폐렴을 앓은 고령자라 기회조차 없었다"며 "말이 자가격리지 병원이 안 받아줘서 강제 격리당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B 씨는 검사가 신천지 위주로 돌아간다는 답변이 아닌 기회 자체라도 줬으면 손이라도 썼을 것이라며 "신천지 아닌 일반인은 길바닥에서 죽어야 하나"라고 분노를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B 씨가 서구보건소에 처음 상담 받았던 지난 25일은 코로나19로 인해 해당 보건소가 폐쇄된 날로 알려졌다. 해당 보건소는 직원 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직원 및 밀접접촉자 34명이 자가격리된 상태다.

이후 보건소는 비상 근무조직을 편성, 26일부터 선별진료소를 재가동하고 있다.

임주형 인턴기자 skepped@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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