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원량 죽음' 이후 계속되는 중국 지식인 탄압…연락두절 이어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환자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 알린 중국 우한시 중심병원의 의사 리원량 씨.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성열 인턴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을 경고했던 의사 리원량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세상을 떠났다. 그의 죽음에 중국 인민들은 정부 당국에 대한 불신과 불만을 공개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지식인에 대한 당국의 탄압이 이어지고 있어 논란이다.

지난해 12월 말부터 리원량은 중국 우한에서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며 경고했다. 그러나 그는 유언비어 유포자로 몰려 경찰의 처벌을 받았다. 이후 환자 치료 도중 코로나19에 감염돼, 지난 6일 끝내 사망했다.

리원량의 죽음 이후에도 당국의 지식인 탄압은 계속되고 있다.

17일 홍콩 일간지 '명보'에 따르면 지난 15일 중국 광둥성 판위의 인권 변호사 양빈의 자택에서 양빈과 그의 남편, 아들과 함께 그들이 숨겨준 법학자 쉬즈융이 경찰에 체포됐다.

양빈은 최근 리원량 등 코로나19를 처음으로 세상에 알린 8명의 의사에 대한 명예를 회복하고, 관련자를 문책하라는 온라인 공개서한에 서명한 바 있다.

이어 온라인에 "리원량의 죽음은 관련 법률이 아닌, 당과 국가 체제에 대한 분노를 불러오고 있다"며 중국 지도부를 강도 높게 비판해,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양빈 가족이 숨겨줬던 베이징대 법학박사 출신인 쉬즈융은 법학자, 인권변호사들과 함께 '신공민 운동'을 결성해, 시민권리 보호와 사회 정의를 추구한 인권운동가이다. 지난해 말부터 중국 정부로부터 지명수배됐다.

그는 지난 2003년 쑨즈강이라는 이름의 청년이 경찰의 불심검문에 걸려 수용시설로 끌려간 뒤 폭행당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자 '신공민 운동'을 시작했다.

양빈과 그 가족은 지난 16일에 풀려났으나, 지명수배자인 쉬즈융을 숨겨준 혐의로 기소될 것으로 예측된다. 쉬즈융의 행방은 알 수 없는 상태다.

쉬장룬 중국 칭화대 교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또 최근 지식인 수백 명과 함께 중국 의회인 전국인민대표대회에 '표현의 자유 보장' 등 5대 요구를 수용해달라고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에 서명한 칭화대 법학 교수 쉬장룬도 연락이 두절된 상태이다.

그는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시진핑 주석을 공개 비판하는 글에서 "내가 처벌을 당할 거라고 너무나 쉽게 예견할 수 있다. 틀림없이 이건 내가 쓰는 마지막 글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외에도 우한에서 현장의 상황을 전달하고, 당국의 대응을 비판하는 영상을 올렸던 변호사 출신 시민기자 천추스도 지난 6일부터 연락이 끊겼다.

의류 판매업자 출신의 시민기자 팡빈은 우한의 한 병원 밖에서 코로나19로 숨진 환자들의 시신을 담은 자루가 가득한 승합차 영상과 '독재 비판' 영상 등을 게재한 뒤, 실종됐다.

김성열 인턴기자 kary0330@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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