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합쳐 '합성가스' 생산한다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주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와 메탄을 혼합해 합성가스를 만드는 새로운 촉매가 개발됐다. 온실가스를 줄이면서 산업적으로 유용한 합성가스를 대거 생산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KAIST는 자패르 야부즈 생명화학공학과 연구팀이 장시간 사용해도 코킹이나 소결 없이 메탄의 건식 개질 반응을 일으키는 촉매를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이산화탄소와 메탄의 촉매 반응을 안정적으로 일으키는 촉매를 개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산화탄소와 메탄의 촉매 반응을 활용해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줄이면서 산업적으로 유용한 합성가스를 생산하는 기술은 이미 개발됐다. 하지만 촉매에 탄소 원자가 달라붙어 촉매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코킹이나 입자가 서로 뭉치게 되는 소결 현상으로 인해 산업적인 활용이 불가능했다.

촉매의 모서리를 막았더니

니켈-몰리브데넘 합금을 활용한 촉매의 모식도

연구팀은 니켈-몰리브데넘 합금 나노입자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이산화탄소가 마그네슘 산화물과 촉매작용을 하는데 있어, 마그네슘 산화물의 모서리 부분에서 코킹이 발생하는 것을 보고 니켈-몰리브데넘 합금 나노입자를 단결정의 마그네슘 산화물 지지체에 담지했다.

이 결과, 충분한 열에너지가 공급됐을 때 니켈-몰리브데넘 나노입자가 단결정의 마그네슘 산화물의 표면을 이동하다가 열역학적으로 불안정한 꼭짓점을 덮어, 촉매작용이 안정적으로 이뤄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연구팀은 개발한 촉매를 온도 변화에 민감한 메탄의 건식 개질 반응에 적용하기 위해 온도를 변화시키며 활성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700~800도(℃) 구간에서도 안정적으로 촉매작용이 일어난다는 것을 확인했다. 반응 중간에 온도를 상온으로 낮추었다가 재가동해도 활성도는 유지됐다.

특히 연구팀은 실제 산업에서 사용하는 반응조건에 적용하기 위해 15바(bar)의 압력을 가했으나 촉매 반응은 안정적으로 일어났다. 또 800도에서 850시간 동안 사용 후에도 코킹 및 소결 현상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산화탄소+메탄= 합성가스' 상용화

단결정의 마그네슘 산화물 및 촉매 합성 방법. (B)단결정 마그네슘 산화물의 전자현미경 이미지. (C)합성된 촉매의 전자현미경 이미지. (D)메탄의 건식 개질 반응 후 촉매의 전자현미경 이미지. 니켈-몰리브데늄 나노입자가 단결정의 마그네슘 산화물 꼭짓점 부분에 있다.

연구팀은 메탄의 건식 개질 반응과 함께, 습식 개질 반응에도 이 촉매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메탄의 습식 개질 반응은 현재 수소 생산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생산법이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합성가스 생산비용 절감, 니켈 기반의 저렴한 촉매 생산, 성능 강화 등을 예상했다.

이번 연구의 1 저자인 송영동 박사과정은 "그동안 큰 문제였던 코킹 현상을 값비싼 귀금속이나 복잡한 제조과정 없이 해결할 수 있는 촉매를 개발했다"라며 "단결정 위에서 나노입자가 안정화되는 기술을 다른 지지체와 금속 나노입자를 이용해 적용하면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사우디 아람코-KAIST CO2 매니지먼트 센터 및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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