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완화' 일산, 뒤늦은 집값 회복세

조정대상지역 해제·갭 투자자 몰리며 12주 연속 상승세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지난해 서울등 수도권의 전방위적인 집값 상승세에도 유독 맥을 못추던 경기도 일산신도시 일대 아파트 값이 12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조정대상지역 해제에 따른 규제 완화와 지난해 12ㆍ16 부동산대책이 가져온 풍선효과로 뒤늦게 집값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29일 한국감정원의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일산신도시가 포함된 고양시 일산동구 아파트값은 지난해 11월4일부터 지난 20일까지 12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이 지역 아파트가격은 평균 1.27% 올랐다. 일산서구 역시 11주째(1.21%)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8년 말 발표된 3기신도시 영향으로 42주 동안(일산동구 기준) 하락세를 이어가던 고양시 집값은 지난해 11월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이후 바닥을 찍고 본격 회복세에 접어든 모습이다. 고양시는 조정대상지역 해제로 분양후 6개월이 지나면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졌고 분양권 매매에 따른 양도소득세 중과(일괄 50%)도 기간별 일반 과세로 바뀌어 부담이 줄게됐다. 청약도 세대주 여부나 무주택 여부에 관계없이 가능해지게 됐으며 대출조건도 완화됐다.

이 같은 영향으로 교통망 등 입지가 좋은 아파트단지 호가는 한달새 3000만원에서 5000만원 가까이 오르는 추세다. 대화동 한라아파트 84㎡(이하 전용면적)는 지난해 12월 3억3000만원(19층)에 거래가 이뤄졌다. 두달전 2억9700만원(14층)과 비교하면 3300만원 오른 가격이다. 현재 이 아파트 매도호가는 최고 3억5000만원선으로 올라 있는 상태다. 마두동 강촌3단지훼미리 134㎡ 역시 지난달 7일 6억500만원에 실거래됐다. 현재 이와 동일한 크기 매물은 네이버부동산 등에 최고 6억5000만원에 등록돼 있다. 지난해 11월 5억3000만원에 매매됐던 가격 대비 두달새 호가가 1억원 넘게 올랐다. 신도시 주변부의 새 아파트들도 값이 뛰고 있다. 탄현동 '일산두산위브더제니스' 59㎡는 지난 20일 3억8000만원에 실거래됐다. 한달전에 비해 4350만원 오른 가격으로, 현재 네이버부동산 등에는 최고 4억2000만원의 매물까지 나와있다. 탄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조정대상지역 해제로 대출 규제가 풀리자 장기간 팔리지 않던 아파트들이 순식간에 팔려나갔다"라며 "이 과정에서 고가의 중대형 아파트도 여러건 거래됐다"고 말했다.

이지역 부동산시장에 대한 관심은 12ㆍ16 대책 이후 더욱 확대됐다는 게 일대 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고강도 대출규제에 묶여 자금이 부족한 서울 투자자들이 비규제지역을 찾는 이른바 풍선효과다. 특히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일산~수서ㆍ동탄)과 '서해선(대곡~소사선) 복선전철'의 일산역 연장 추진 소식에 대곡역과 백마역, 일산역 일대 역세권 아파트에 다수의 갭(gap)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갭투자란 매매가와 전셋값 차이를 활용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를 일컫는다. 식사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매가격이 전세가격 대비 가파르게 오르자 갭투자가 다시 인기"라며 "서울과 가깝거나 광역교통망 호재가 있는 인기단지는 서울에서 싹쓸이해가거나 매도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의 집값 회복세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최근의 상승 흐름은 지난해 서울 집값 급등에 따른 늦은 '갭 메우기' 현상일 뿐 3기신도시 공급이 본격화 되면 꺾일 것이란 전망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일산은 새 아파트가 많지 않고 3기신도시로 지정된 고양 창릉보다 서울 접근성이 떨어져 장기적 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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