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료칸 주인 '28년 동안 이런 한일 관계 처음'…가고시마현은 한인 관광객 65% 급감

일본 소도시 충격…수출규제 후 악화된 한일 관계 탓
대마도 상황은 더 심각

[구마모토현(히토요시)=공동취재단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한국에 대한 일본의 일방적인 수출규제 조치 이후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일어난 '노 재팬(No Japan)'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일본 내 관광 산업이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일본 여행까지 자제하는 한국인들이 늘어나면서 지역 경제에서 외국인 관광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지방 도시가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3일 한일기자교류프로그램에 참가한 외교부 기자단과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 히토요시시에서 만난 손종희(일본명 호리오사토미)씨는 지난 7월 5일 한 여행사로부터 팩스를 받았다. 한일 관계가 너무 좋지 않아 숙박하기로 한 20명의 예약을 취소한다는 내용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해소될 것으로 봤지만 이후에도 예약 취소가 줄을 이었다. 손씨는 여행사에서 근무하다 일본인 남편과 결혼해 남편의 조부모 때부터 내려온 료칸을 1992년부터 운영해왔다. 이 료칸은 87년째 이어지는 유서 깊은 곳으로 건물이 일본의 유형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그는 "여행사가 예약을 취소한 것은 지난 9월이었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28년 동안 운영을 했지만 이런 한일관계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이러다가 말겠지 했지만 숙박 예약이 취소되는 것을 보면서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그때 느꼈다"고 덧붙였다.

다행히 10월부터는 료칸 예약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손 씨는 "여행사에서는 일본 여행 모집을 할 수 없다고 했다"면서 "소수 인원의 예약은 10월부터 회복되고 있지만 단체 여행객은 아직"이라고 말했다. 인천~가고시마 대한항공 노선이 내년 1월부터 휴항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오고 싶어도 항공편이 없어 어렵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대마도의 피해는 더 심각하다. 손 씨는 "얼마 전 대마도에서 강연을 했는데 문을 닫은 가게가 수두룩 하다"면서 "대마도는 관광수입의 90%를 한국 관광객에 의지하는 터라 정말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가고시마현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가고시마현은 구마모토와 같이 겨울 골프 여행지로 인기를 누려왔던 곳이다. 22일 기자단이 만난 가고시마현청 관계자는 지난 9~10월 한국인 관광객이 지난해 보다 65% 줄었다고 밝혔다. 가고시마현 PR 담당 차장은 "비행기 운항 중단으로 관광객이 줄었다"면서 "지난해에는 가장 많을 때 1주일에 18차례나 운행을 했지만 지금은 6차례 운행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안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가고시마현청 관계자는 "일본 국내 여행객과 중국 등 다른 국가 관광객을 유치하는 방안을 골프장과 논의하고 있다"면서 "현청에서 일본 예약 사이트를 통해 숙박을 하는 경우 1만엔을 지원하는 프로모션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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