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선희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제8차 한·일·중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오전(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북미 대화가 중단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최근 상황은 우리 양국은 물론 북한에도 결코 이롭지 않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최된 한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그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준 점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모처럼 얻은 기회가 결실로 이어지도록 더욱 긴밀히 협력해 나가길 희망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교착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었던 한중 관계와 관련해 "잠시 서로 섭섭할 수는 있지만 양국의 관계는 결코 멀어질 수 없는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다"며 "맹자는 '천시는 지리만 못하고, 지리는 인화만 못하다'고 했다. 한ㆍ중은 공동 번영할 수 있는 천시와 지리를 갖췄으니 인화만 더해진다면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가까운 시일 내에 시 주석을 서울에서 다시 뵙길 기대한다"고 시 주석을 초청했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과 내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구상과 한국의 신남방ㆍ신북방정책 간의 연계 협력을 모색키로 합의한 이후 최근 구체적 협력방안을 담은 공동보고서가 채택됐다"며 "이를 토대로 제3국 공동진출 등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다양한 협력 사업들이 조속히 실행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시 주석은 "중국과 한국 양국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 번영을 촉진하고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체제를 수호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넓은 공감대가 있다"며 "현재 세계적으로 100년 동안 없었던 큰 변곡에 대해서 우리는 중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심화ㆍ발전시키고 양국의 공동된 이익을 수호하고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이 '연말 시한'을 앞두고 군사적 도발을 시사하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이 '역내 평화' 강조한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아울러 미·중 무역갈등 상황에서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체제'에 대한 공감대를 밝힌 점도 눈길을 끈다.
아울러 시 주석은 "중국과 한국 양국은 아시아에서 나아가 세계에서 무게감과 영향력이 있는 나라"라며 "우리는 양자관계가 보다 더 좋은 발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의 두 번째 중국 방문으로, 이번 방문은 중한관계가 발전하고 중한일 3국의 협력을 심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드 배치 이후 소원했던 한중 관계의 정상화가 기대되는 발언이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