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굶겨 죽인다'…글루타민 수송체 발견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국내 연구진이 암세포에 영양분을 전달하는 수송체를 발견했다. 암세포에 영양 공급을 차단해 항암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한정민 연세대학교 교수 연구팀은 암세포 안의 미토콘드리아에 글루타민을 전달하는 수송체를 발견했다. 글루타민은 혈액에 가장 많은 아미노산이다. 암세포 생존과 성장에 필수 영양분이자, 주요 에너지원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글루타민이 어떻게 암세포로 들어가는지에 대해 알려진 바가 없었다.

글루타민 수송체 발견

한정민 연세대학교 교수(왼쪽), 유희찬 연세대학교 박사

연구팀은 유전자 변이체(SLC1A5)가 글루타민의 수송을 맡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 수송체는 저산소 환경에서 특정 전사인자(HIF-2α)에 의해 발현이 증가했다. 이 경우 암세포의 글루타민 사용이 높아져 에너지 호흡과 포도당 사용 역시 활발해졌다. 암세포 대사가 전반적으로 활성화 된 것이다. 반면 동물실험을 통해 수송체의 발현을 억제한 경우 암 발생 자체가 억제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암세포의 미토콘드리아 글루타민 대사 과정이 더욱 명확해졌다"며 "향후 글루타민 의존성을 갖는 암세포에 중요한 항암 표적으로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암세포 굶겨죽이는 신약 개발

연구팀은 이 수송체가 사람 외에도 다른 종에서 발생하는지 연구할 계획이다. 수송체의 존재를 구체적으로 규명해 신약 개발의 초석을 놓겠다는 것이다. 이 수송체가 대사적 관점에서 다른 중요성을 갖고 있는지도 연구한다.

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암세포의 성장과 생존에 필요한 영양분을 공략하는 대사적 측면에서 접근한 것으로, 암 정복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SLC1A5 저해제를 개발하면 글루타민 의존성 암의 치료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글로벌프론티어사업, 교육부·한국연구재단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 글로벌박사펠로우십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또 대사 분야 국제학술지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에 이달 19일(온라인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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