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분석철학자 김재권 교수 별세…향년 85세

세계적 분석철학자 김재권 브라운대 명예교수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향년 85세. 철학 소식을 다루는 데일리 누스 등은 지난달 29일 김 교수의 부고를 전했다.

김 교수는 한국계 미국인 철학자다. 1934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불어불문학과를 다니다가 1955년 미국 국무성 장학생으로 선발돼 미국 다트머스대에서 철학과 수학 등을 공부했다. 최우등생으로 대학을 졸업해 졸업식 대표 연설자로 선발되기도 했다. 프린스턴대에서 과학철학을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코넬대, 존스홉킨스대, 미시간대를 거쳐 1987년부터 브라운대에서 학생을 가르쳤다. 동양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철학학회 중부지구 회장을 지냈다고 전해진다.

김 교수는 정신, 형이상학, 행동이론, 인식론, 과학철학에 두루 관심을 보였다. 특히 분석철학 일파인 심리철학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물질과 정신을 분리해온 서양 근대 철학자들과 달리 물질과 정신을 하나로 보는 심신일원론(心身一元論)을 주장했다. 또 심리적 현상이 물리적 현상과 분리되지 않는다는 ‘수반(隨伴) 이론’을 창시하기도 했다.

그는 2008년 서울대에서 열린 세계철학대회에서 “정신적 사건의 대부분이 뇌의 사건으로 환원될 수 있다. 뇌가 중요한 만큼 의식도 중요한 문제”라며 “의식, 도덕 등 정신적인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물질인 뇌에 관심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서로는 ‘심리철학’과 ‘과학철학’이 있다. 하종호 고려대 교수 등이 ‘김재권과 물리주의’를 펴내기도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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