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작을수록 빨리 사표' 청년 절반은 2년 안에 그만둬

50인 미만 소(小)기업 첫 직장으로 택한 청년들 49.5%는 2년 내 사표
기업규모에 따라 고용안정성, 임금 등 차이 커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청년들이 빨리 사표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수 50인 미만의 소(小)기업에 다니는 청년들은 절반이 2년 이내에 회사를 그만뒀다. 반면 300인 이상 대기업에 취업한 청년들은 2년 이후에도 65%가 회사에 남았다.

기업규모에 따라 임금과 고용안정성 등이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중소기업 지원을 통해 고용의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1일 한국고용정보원의 '고용조사브리프, 청년취업자의 기업규모별 첫 일자리 특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직원수 50인 미만의 소기업을 첫 직장으로 선택한 청년들 중 49.5%가 2년 이내에 회사를 떠났다. 반면 직원수 300인 이상 대기업을 첫 일자리로 선택한 청년들은 35%만 2년 내 사표를 썼고 직원수 50~299인의 중기업 취직 청년은 이 비율이 43%였다.

첫 일자리 평균 지속기간을 봐도 소기업의 지속기간은 36개월, 중기업이 40개월, 대기업은 48개월로 기업체의 규모가 커질수록 청년취업자의 첫 일자리 지속기간은 크게 길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용직 비율도 소기업의 상용직 비율은 59.0%인데 비해서 중기업은 68.0%, 대기업은 72.5%로 나타나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상용직 비율은 낮고 임시ㆍ일용직 비율이 높았다.

기업 규모에 따라 임금도 차이가 컸다. 청년들의 첫 일자리 진입시점에서의 임금은 소기업이 166만원, 중기업은 189만원, 대기업이 231만원으로 소기업은 대기업의 71.9% 수준에 불과했다.

고학력자의 대기업 선호 현상도 높았다. 대기업의 경우 대졸 이상 학력층의 비율이 61.7%였고 중기업은 56.5%, 소기업은 43.1%로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대졸 이상 학력층의 비율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자료 : 한국고용정보원

기업 규모가 작아질수록 고용안전성과 임금, 복지 등 대부분의 조건이 열악해지기 때문에 청년들의 이탈 확률도 크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특히 저학력 청년층의 경우 첫 일자리의 상당수가 임시ㆍ일용직을 차지하고 있었다. 고졸이하의 청년들 중 54.9%가 첫 일자리로 임시ㆍ일용직을 선택했다.

보고서는 이들이 노동시장에서의 첫 일자리 진입 단계에서부터 매우 불안정한 고용상태에 노출됐다고 밝혔다. 개인의 노동시장 생애 전체를 보았을 때 첫 일자리 시점부터 일자리 질(임금, 고용 안정성 등)이 양극화되면서 그 격차가 발생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황광훈 한국고용정보원 고용통계조사팀 책임연구원은 "대부분의 청년구직자는 대기업, 고임금, 상용직과 같은 양질의 일자리에 들어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지만 시장에 공급 되는 일자리의 규모가 이들을 수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많은 청년층은 학교를 졸업한 후 원하는 일자리에 들어가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탐색비용을 소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황 연구원은 "청년층이 학교에서 첫 직장으로의 이행과정에서 발생되는 시간적 지체와 일자리 미스매치를 줄일 수 있는 고용서비스가 마련돼야 한다"며 "안정적인 중소기업을 구직자와 연결할 수 있는 고용서비스의 제공이 필요하며, 중장기적으로는 이들 중소기업에 대한 다양한 지원을 통해 고용의 질을 개선 및 향상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한국고용정보원이 2007년부터 2017년까지 실시한 청년패널조사에서 첫 일자리에 진입한 청년층 임금근로자 5377명을 표본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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