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마저 성범죄…여성들 '누굴 믿어야 하나'

현직 경찰관, 연이어 성범죄 적발
귀갓길 여성 따라가 추행, 지하철서 불법촬영
민갑룡 경찰청장 1호 치안정책 '무색'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여성을 대상으로한 범죄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범죄를 막고 피해자를 보호해야할 최후의 보루인 '경찰조차 믿을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범죄를 막아야 할 경찰이 오히려 성범죄를 저지르다 적발되는 사건이 잇따르자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원성이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1호 치안정책으로 내세운 여성 범죄 근절이 무색한 상황이다.

지난 5월 귀갓길 여성을 뒤쫓아 집안까지 들어가려고 한 이른바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을 계기로 여성들이 느끼는 공포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해당 사건 이후 유사한 사건이 연이어 터졌고, 급기야 일부 여성들은 출근할 때부터 집에 조명을 켜놓거나 호신용품 휴대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믿고 의지해야 할 경찰이 오히려 성범죄를 저지르다 적발되는 사건이 발생하며 경찰에 대한 신뢰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11일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단 소속 A 경사는 자정께 서울 광진구에서 귀가하던 20대 여성을 쫓아간 뒤 이 여성이 사는 공동주택 건물 안까지 따라가 여성을 집으로 끌고 들어가려고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에 앞서 현직 경찰관이 클럽에서 술에 취해 여성을 강제추행하다 적발됐고, 파출소 실습생이 지하철역에서 불법으로 여성의 몸을 촬영하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경찰청장을 비롯해 각 지방경찰청장들은 최우선 과제로 여성 범죄 근절을 내세웠다. 이용표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여성안전 종합대책 정착을 위해 서울지역 관내 전 경찰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8월 한달 간 현장방문을 실시했다. 하지만 현장 방문이 종료되자마자 현직 경찰관의 성범죄 사건이 연이어 터졌다.

잇따르는 현직 경찰관의 성범죄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여성범죄 신속ㆍ민감 대응 시스템 등 여성범죄 근절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현직 경찰의 범죄 행위에 대해선 엄벌에 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은 지난 5월 여성안전기획관을 신설했지만 정작 반년째 자리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여성안전기획관은 민 청장이 지난해 8월 1호 치안 정책으로 출범시킨 여성 대상 범죄 근절추진단의 후신으로 관련 치안 정책의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된다. 경찰은 이르면 11월 내로 여성안전기획관 채용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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