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채무 골병…신용등급 오르는 그리스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생사의 기로에서 헤매던 그리스가 서서히 살아나면서 국가 신용등급이 1년 내 투자등급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지매체 카티메리니 등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25일(현지시간)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B+'에서 'BB'로 한 단계 상향하고 '긍정적' 전망을 유지했다. BB는 '투자적격등급' 보다 2단계 낮은 등급이다.

S&P는 "정부가 경제와 공공재정의 건전성을 강화하는 구조개혁을 지속 시행한다면 향후 12개월 이내 신용등급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내수 회복으로 2019~2022년 4년 간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을 2.5%로 예상했다.

앞서 독일 신용평가사 스코프도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BB-'에서 'BB'로 한 단계 상향 조정하고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스코프 애널리스트인 제이콥 스왈스키는 "지난 7월 그리스 중도우파 내각이 출범한 이후 은행 예금 증가, 기업대출 증가, 상업용·주거용 부동산 가격 상승이 이어지며 경기 회복에 대한 낙관론이 대두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한때 '정크' 수준까지 추락했던 그리스의 신용등급이 1년 내 '투자적격등급'으로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뮤추얼펀드 핌코의 유로존 애널리스트인 니콜라 마이는 "그리스는 향후 6개월에서 12개월 이내에 '투자적격등급'으로 회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고, 씨티그룹은 지난 24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그리스가 투자적격등급 내에서도 상위 등급으로의 상향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인 그리스는 2010년 극심한 재정난으로 부도 위기까지 내몰린 뒤 국제통화기금(IMF)과 EU로부터 3차례에 걸친 지원으로 연명하다가 2018년 8월 구제금융을 졸업했다. 이후 고강도 긴축정책과 경제개혁으로 그리스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12년 -7.3%에서 지난해 1.9%로 회복됐고, 실업률도 2012년 최고 27%에서 지난해 19.4%까지 낮아졌다. 올 들어 첫 발행한 국채 10년물 금리는 1.189%를 기록했다.

아테네대학 금융학과 디미트리스 키노르기오스 교수는 "그리스 국채등급에 대한 평가에 항상 엄격했던 S&P의 이번 등급 상향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내년에는 정크본드 수준에서 완전히 벗어나서 유럽중앙은행(ECB)의 채권매입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성장률과 예산 목표 달성, 외국인 투자자 유치 등이 그리스 투자등급 조기 회복의 핵심 조건"이라고 덧붙였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사진출처:AP통신)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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