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환율보고서 발표 임박…미중 무역분쟁, 금융전으로 확대되나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미국 재무부의 반기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시작된 미중 무역분쟁이 환율을 둘러싼 금융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조고운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세계지역연구센터 중국경제실 중국팀 전문연구원은 '환율조작국 지정에 대한 중국의 입장과 대응'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취임 이후 시작된 미·중 무역분쟁이 기술패권을 놓고 다투는 기술전에 이어 환율을 둘러싼 금융전으로 확대되며 양국간 갈등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 전문연구원은 "해외 주요 기관들은 단기적으로 위안화 환율 포치(破七)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 경우 미국의 대중국 환율조작국 공세가 격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반기 환율보고서를 수주 내에 발표할 예정이다. 블룸버그는 이번에도 한국,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이 관찰대상국 명단에 잔류할 것으로 관측했다. 미국과 무역분쟁 중인 중국이 이번에 환율조작국 명단에서 제외될지도 관심거리다.

블룸버그 통신은 "무역협상을 둘러싼 역학관계가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양국이 (위안화 환율 문제가 포함된) 1단계 합의를 한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이 아직 확약하지는 않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지난 8월5일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이에 중국인민은행은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중앙은행 채권 발행 및 기준금리를 전일 종가보다 낮은 수준으로 설정하는 등 위안화 안정화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조 전문연구원은 "중국은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됨에 따라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합의를 도출하고 미·중 통상분쟁 격화로 인한 자국 경기둔화 압력을 완화하고자 △금융개방 가속화 △위안화 환율 시장화 개혁 △대출우대금리(LPR) 개혁 등의 대응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미국은 중국의 금융개방 및 위안화 환율의 시장화·투명성 제고를 요구하고 있다. 중국 또한 위안화 국제화를 통한 금융강국 건설이라는 목적을 위해 위안화 환율 개혁 추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ㆍ외환시장에서는 우리나라의 관찰대상국 지위보다 중국의 환율조작국 유지 여부가 시장에 끼치는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재무부가 이번 보고서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적시하면 미중 무역갈등이 해소되지 않고 여전하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줄 수 있어서다.

조 전문연구원은 "미·중 통상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한국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및 경기둔화 우려, 위안화와 원화의 높은 동조성으로 인한 원화 가치 변동성 확대, 중국의 자본통제 강화 등 우리에게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대응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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