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뇌관 '계엄령 문건'…與 '검찰수사 재개' 野 '가짜뉴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 "명백한 내란음모"…황교안 한국당 대표 "제1야당 대표 공격하는 가짜 뉴스"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017년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문건'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재개를 촉구하면서 정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25일 확대간부회의에서 "내란음모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 재개를 강력히 요구한다"면서 "내란음모 수사는 일반 범죄 수사와 차원이 완전히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티끌만한 의혹만 있어도 일벌백계 발본색원이 대원칙"이라며 "명백한 내란음모가 있었는데도 단 한 명의 피의자를 잡지 못해 진실을 밝히지 못한다는 것은 민주국가에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참석,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이 원내대표가 공세의 수위를 높이는 이유는 계엄령 문건 의혹이 지닌 사안의 폭발성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과정에서 당시 권력 주변부에서 '위험한 준비'에 나섰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년 총선까지 여파가 미칠 수 있다.

자유한국당은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신분이었던 황교안 대표에게 불똥이 튀지 않도록 방어막을 쳐놓은 상태다. 황 대표는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과) 친문(친 문재인) 친위단체가 합세해서 제1야당 대표를 공격하는 가짜뉴스를 퍼트리고 있다"고 반발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주목할 부분은 계엄령 문건의 이슈화가 여야 모두의 고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여당 입장에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도입에 당력을 집중시키는 상황에서 계엄령 문건이 쟁점으로 떠오르면 여론 시선이 분산될 우려가 있다. 황 대표 개입 의혹을 부각하는 모습에 대해 '낡은 정치 문법'이라는 지적이 여당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한국당도 계엄령 문건이 관심으로 떠오르는 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총선을 앞두고 박 전 대통령 탄핵 이슈가 쟁점으로 떠오르는 것 자체가 부담 요인이다. 탄핵 찬반을 둘러싼 책임론 공방 등 한국당 내분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임태훈 군인권센터장은 2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군 검찰과 검찰이 모두 사건을 덮은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에 다시 검찰에 수사를 재개하라고 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면서 "그들에게 다시 기회를 주는 게 아니라 특검을 통해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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