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 '공짜점심' 발언 논란…DLS 피해자 반발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한 달을 맞아 정책 추진방향에 대해 기자간담회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해외금리 파생결합상품(DLS) 피해자들이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망언'이라며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은 위원장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당국자로서 조금 조심스러운 표현이긴 한데 여러분이 잘 고려해 주셨으면 좋겠지만.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그러니까 투자에 있어서는 자기책임에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라고 말했다.

DLF/DLS 피해자대책위원회와 금융정의연대는 11일 논평을 통해 "은성수 위원장은 DLF투자자에 ‘공짜 점심은 없다’며 피해자들의 가슴을 찢어놓는 망언을 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DLF사태의 책임 소재에 대해 ‘소모적인 논쟁’으로 치부하며 ‘성장통’이라는 황당하고 무책임한 말을 내뱉었다. DLF사태, 라임사태는 모두 2015년 사모투자 활성법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여기에는 금융당국의 원죄와 관리·감독의 책임도 크다"고 했다.

이어 "은성수 위원장은 DLF사태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따지지 말라며 권위적인 태도로 피해자들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안전자산인 일반예금을 선호하는 고객들이 은행의 탐욕 때문에 사기를 당해 전재산을 잃고 파탄 지경에 이르렀는데 피해자들에게 ‘자기책임’을 강조하며 ‘공짜점심’, ‘성장통’을 운운하는 것은 참으로 염치없는 행태"라고 성토했다.

"소매치기 당한 사람에게 왜 자기 물건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냐고 탓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들은 "금융위의 수장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약자인 금융소비자들을 약탈하고 버젓이 사기 행위까지 저지르는 거대 은행을 방어하는 은성수 위원장의 의도 또한 의심스럽다. 은성수 위원장은 즉각 피해자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앞서 금융위는 "투자자의 자기책임 원칙을 언급한 것은 최근 늘어난 리츠 등 대체투자에 대한 컨틴전시플랜을 검토하고 있는지를 물은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며 "리츠의 가격변동에 대한 컨틴전시플랜을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시장불안심리를 자극할 수 있어 조심스러우며 투자는 자기책임으로 하는 것이라는 원론적인 언급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번 DLF 문제를 적시해서 책임 문제를 언급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누구의 책임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는 “네 책임이다, 내 책임이다, 라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다 같이 책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어차피 금융시장에 같이 참여한 거니까, 그래서 저희가 언제 은행에만 책임이라고 한 적도 없었고 금감원에 대한 책임이라고 한 적도 없습니다. 제가 그래서 계속 책임문제는 어떻게 보면 우리가 공동책임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라고 발언했다. 투자자 책임에 대해 언급한 부분은 없다는 것이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금융부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