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한 북침준비' 비난…위협 과장하며 '안전보장' 의제 부각

10차례 탄도미사일·방사포 쏜 북한
남한 통상적 훈련엔 "광기" 맹비난
대미협상에서 안보위협 강조 포석

북한이 지난 7월 25일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신형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북한은 지난 5월 이후 비행 거리 200~600여㎞에 달하는 탄도미사일·방사포를 10차례나 발사했다.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올해 10차례 미사일 발사 시험을 했던 북한이 남한의 통상적인 군사훈련조차 '광기', '북침준비'로 규정하며 거세게 비난하고 있다. 자신을 향한 군사적 위협을 과장함으로써 미국과 비핵화 실무협상에서 '안전 보장' 의제를 더욱 선명히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30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긴장을 조성하는 호전광무리'라는 제목의 '정세론해설' 기사에서 최근 남한의 2019년 대침투 종합훈련을 거론하며 "남조선호전세력의 군사적대결소동이 계속 광기를 띠고 있다"고 밝혔다.

신문은 "남조선호전광들의 움직임은 북침전쟁준비에 박차를 가하여 우리와 한사코 군사적으로 맞서려는 모험적기도의 발로"라면서 "남조선군부패거리들은 어리석은 야망을 추구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신문은 올해 남한의 첨단무기반입과 한미연합훈련 등을 거론하며 "말로는 '대화'와 '평화'에 대해 운운하면서도 실제에 있어서는 대결과 전쟁을 추구하는 그들의 이중적 자세"라고 비판했다.

신문은 이러한 행위가 '9.19 남북군사분야합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도 강조했다. 신문은 "남조선군부는 우리와 마주앉아서는 북남군사분야합의를 보는 등 '화해와 평화'의 악수를 연출하고 뒤돌아앉아서는 시대흐름에 배치되는 군사적도발에 끊임없이 매달렸다"면서 "남조선호전광들의 책동은 북남군사분야합의서에 명백히 배치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엄중히 해치는 반민족적행위"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대결시대의 낡은 관념에 계속 집착하면서 평화의 봄향기보다 화약내를 더 즐기는 남조선호전광들의 무분별한 망동이 정세악화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면서 "남조선호전세력은 대세의 흐름과 겨레의 지향에 역행하면서 조선반도의 긴장을 격화시키는 범죄의 책임에서 결코 벗어날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외세를 등에 업고 동족과 무력으로 맞서기 위해 군사적도발에 피눈이 되여 날뛰던 매국역적들에게 무엇이 차례졌는가 하는것을 똑똑히 새겨보아야 한다"며 남조선호전광들은 무모한 군사적대결소동이 초래할 후과에 대해 명심하고 분별있게 처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도 이날 '불신과 적대를 가증시키는 군사적대결소동'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평화와 군사적광란은 절대로 양립될 수 없다"며 남한을 비난했다.

북한이 이처럼 남한의 군사적 행동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현실과 괴리된다는 평가다. 북한은 올해 '신형', '최첨단' 등의 표현을 동원해가며 탄도미사일과 방사포를 10차례 쏘아올렸다. 모두 남한을 사정권에 둔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남한은 9.19 군사합의 이후 대북용 탄도미사일을 실험한 적이 없다.

북한의 주장과 다르게, 한미는 오히려 올해 연합군사훈련을 축소했다. '북한 눈치보기'가 아니냐는 국내적 비판마저 받고 있다. 또한 정부는 9.19 군사합의를 통한 육·해·공 군사적 적대 행위 중단을 강조하며 긴장 완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북한이 '제재 완화'에서 '안전보장'으로 비핵화 협상 프레임을 바꾸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한미연합훈련, 한국의 무기도입 및 국방계획 등을 소재로 자신의 국방력, 재래식 무기개발, 그리고 안전보장 요구의 정당성을 환기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대미 협상카드로 안전보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의도적으로 한국의 군사적 대미 종속성, 한국의 훈련 및 무기도입 등이 갖는 위협을 과장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부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