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순풍탄 韓조선업계…남은 드릴십에 고심

▲삼성중공업이 인도한 드릴십 사진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또다시 드릴십(원유시추선) 인도 문제에 직면했다. 해양플랜트가 조선산업 부실을 초래했다는 점에서 드릴십 인도문제 처리 향방에 조선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스위스 선사 트랜스오션(Trans Ocean)은 삼성중공업에 발주한 드릴십 2척에 대한 계약 취소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선박은 트랜스 오션이 인수한 오션 리그(Ocean Rig)가 지난 2013~2014년 발주한 드릴십으로, 올해와 내년에 걸쳐 각각 인도될 예정이었다. 총 계약금액은 14억3000만달러(한화 1조7000억원)에 이른다.

현재까지 삼성중공업이 오션 리그측으로부터 받은 선수금은 5억2000만 달러(한화 약 6200억원)으로 전체 계약금액의 34% 수준이다. 나머지 9억1000만 달러(한화 1조800억원)는 분쟁의 여지가 있다.

트랜스오션 측이 드릴십 계약을 취소한 것은 근본적으론 유가 변동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셰일가스 붐 등의 여파로 지난 2014년 이래 저유가 기조가 계속되고 있어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양유전은 채굴단가가 높은 편이어서 유가가 낮을 땐 채산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면서 "유가가 배럴 당 100달러 안팎에 이르던 시점에, 그것도 저가 수주전이 벌어지던 과정에서 발주된 물량이 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트랜스오션과의 계약 외에도 미국 퍼시픽드릴링(PDC), 노르웨이 씨드릴(Seadrill) 등에서 각각 수주한 드릴십 3척을 계약 취소로 인도하지 못했다. 해당 선박들은 현재 재고자산으로 분류돼 있는 상태다.

미인도 드릴십 문제는 비단 삼성중공업만의 문제는 아니다. '소난골 사태'를 겪었던 대우조선해양도 아직 미국 앳우드오셔닉 등이 발주한 4척의 드릴십이 인도되지 않은 상태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아직까진 셰일가스 채굴비용이 심해유전에 비해 현저히 낮은데다, 이에 따라 전 세계의 드릴십 가동률도 70%선에 그치는 만큼 당분간 업황회복은 요원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2010년대 국내 조선업계를 위기로 몰아넣은 해양플랜트 부문의 부실이 해소되는 단계에서 발생하는 진통인 셈"이라고 밝혔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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