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치안'으로 우리동네 '변태' 잡는다

경찰 지역공동체치안 협의체
넉 달간 3328건 논의
'SARA' 모델 활용, 여대 인근 원룸촌 환경개선

서울 덕성여대 인근 원룸촌에 설치된 로고젝터./경찰청 제공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지난해 10월 일명 '알몸남 사건'이 발생하면서 서울 여대 일대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여대 강의실 등에서 나체로 음란행위를 하고 이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행위들이 잇따랐다. 대학들은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출입 통제를 강화하는 등 조치를 취했지만 변태 행위는 끊이지 않았다. 더구나 혼자 사는 여성을 노린 성범죄까지 이어지며 대학생ㆍ주민 불안은 커져갔다.

범죄예방을 위한 경찰의 해법은 주민과 함께하는 '공동체 치안'이었다. 덕성여대를 관할하는 서울 도봉경찰서는 ▲자료조사(scanning) ▲원인분석(analysis) ▲전략추진(response) ▲평가(assessment)로 이어지는 '사라(SARA)' 모델을 활용한 대학가 안심환경 조성 추진에 나섰다.

먼저 지리적 프로파일링을 통해 대학 일대 범죄 취약지점을 파악하고, 주민 설문조사로 야간보행에 두려움을 느끼며(56%) 방범시설물 설치가 필요하다(96%)는 의견을 모았다.

경찰은 이후 구청과 협의해 밤길을 밝혀주는 로고젝터와 비상벨 안내 표지판, 원룸 현관 CCTV를 설치했고 비밀번호 노출 방지 스티커를 배부했다. 또 총학생회와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를 개최해 의견 수렴과 소통에 나섰다. 그 결과, 지난달 지역 내 살인ㆍ강도ㆍ성폭력ㆍ폭력ㆍ절도 등 5대 범죄는 21건으로 작년 동기(34건)와 비교해 38.2% 감소했다.

경찰은 올해 4월부터 일선 경찰서 각 기능이 협업하는 '지역공동체치안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 치안문제에 공동 대응하고 사회적 약자 보호 등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자는 취지다.

넉 달 동안 협의체를 통해 총 3328건의 안건을 논의하며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인천에서는 한 전통시장 광장 내 주취소란 문제를 지방자치단체ㆍ상인회와 소통해, 펜스 설치ㆍ환경 정리 등은 물론 소란을 피운 노숙인 알코올중독 치료 지원 등 근본 해결방안을 도출했다. 광주에서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맞아 유동인구가 많은 것에 착안, 유흥가 호객행위를 집중 단속해 전년 대비 70% 감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경찰 관계자는 "지역사회 치안문제에 대한 종합적ㆍ입체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지역주민과 끊임없이 소통해 진정한 '공동체 치안'을 구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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