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선미특파원
[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중국은 23일 오전까지 한국의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결정에 대한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관영언론이 한국의 결정 내용과 일본의 반응을 신속 보도하며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23일 중국중앙(CC)TV, 신화통신 등 관영언론들은 전날 청와대가 발표한 GSOMIA 종료 결정의 내용과 일본 내 비난 반응을 고스란히 전달했다. 다만 평가나 분석을 최대한 자제하고 관망한채 내용을 중립적으로 전달하려고 노력하는 분위기다.
신화통신은 GSOMIA 종료 결정과 함께 일본 정부가 명확한 근거 제시 없이 화이트리스트(안보상 수출심사 우대국)에서 한국을 제외함으로써 양국간 안보협력 환경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한 것으로 평가했다는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의 브리핑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다.
이어 일본정부가 외교채널을 통해 한국 정부에 항의했다는 내용과 GSOMIA를 종료하기로 한 한국의 결정이 안보 환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결정이라며 유감을 표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의 발언도 덧붙였다. 일부 언론들은 후속보도로 미국은 GSOMIA 유지를 요구했다는 입장과 GSOMIA 종료 결정을 놓고 한국 내에서도 정당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는 내용도 전했다.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언론인 환구시보 조차 한국의 GSOMIA 종료 결정을 보도하며 "한국과 일본은 과거사 문제가 경제무역 분야로 확대되는 첨예한 대립을 나타내고 있으며 양국 관계가 수교 이래 최악인 상황" 이라고만 평가하는 정도다.
지난 20~22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회의가 끝나자마자 나온 한일간 갈등 고조 분위기에 중국은 일단 상황을 관망하는 자세다.
3국 외교장관은 양자 간 갈등 관계에 영향 받지 않는 한·중·일 3국 간 협력 강화를 강조했지만, 3국 간 경제협력을 미국과의 무역전쟁 충격 상쇄에 활용하고자 했던 중국 입장에서는 한일 간 관계 악화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및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가속화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다만 중국이 미국과 패권다툼을 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GSOMIA 종료 결정이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동맹국인 한일 양국과 안보 협력을 강화하려는 미국의 노력에 차질을 빚게 할 수 있다는 점은 중국 입장에서 큰 손해가 아니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