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문 닫는 편의점 늘어난다…'점주 워라밸vs혼명族 불편'

20일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추석 열차 승차권을 예매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코레일에 따르면 20일은 경부, 경전, 동해, 충북선 21일에는 호남, 전라, 강릉, 장항, 중앙선 등의 승차권을 판매할 예정이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올해 추석 명절에는 가족과 함께 편하게 휴식을 취하는 편의점주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1월부터 도입된 공정거래위원회의 신규 가맹계약서 영향으로 편의점들이 명절 휴무 제도를 대폭 강화했을 뿐 아니라, 점주들 사이에서도 점차 명절 휴식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명절 휴무 자율화 제도'를 올해 처음 도입한 CU는 현재까지 1300여건의 휴무 신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CU의 자율화 제도는 협의에 따라 명절 당일 휴무를 결정하는 기존 제도와 달리, 점주가 원하면 명절에 쉴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CU 관계자는 "점주의 상황에 따른 일부 변동을 감안하더라도, 올해 추석 휴무 점포는 1300곳에 달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CU가 명절 휴무 자율화를 도입한 것은 올해 초 공정거래위원회가 표준가맹계약서를 개정한 데 따른 것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마련된 '편의점 자율규약'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명절 당일ㆍ경조사 발생 시 가맹점주가 영업시간 단축을 요청하면 가맹본부가 이를 허용토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새 표준가맹계약서를 만들었다. 이에 따라 CU가 편의점업계 최초로 이를 자사 계약서에 적극 반영한 것. 예전에는 편의점주가 휴무를 신청하더라도 편의점 본사와 협의가 되지 않으면 쉴 수 없었지만, 이번 제도를 도입, 점주에게 휴무 선택의 자율권이 확대된 셈이다.

다른 편의점들도 명절 휴무를 늘리는 추세다. GS25는 현재까지 1000여개 점포가 휴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GS25는 점주와의 협의를 통해 휴무를 결정하는데, 이번에는 지난 설보다 휴무 규모가 더 늘었다. 공정위 가맹계약 개정의 영향으로 과거보다 좀 더 편의점주의 사정을 고려해 휴무를 결정하게 된 것이 주된 요인이다.

이마트24도 점차 휴무 점포 비율이 증가 추세다. 후발주자인 이마트는 당초부터 명절 휴무 자율 규약을 도입했으며, 2년 전만 해도 4개 점포 중 1개 꼴에 그쳤던 명절 휴무점포 비율이 올해 초에는 전체의 3분의1을 넘어선 상태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휴무 요청을 집계할 예정"이라며 "명절에 쉬는 점포 비중은 지난해 설 24%에서 올해 설 37%로 올라섰으며, 점차 휴무를 선택하는 점포의 비율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처럼 명절에 휴무를 갖는 편의점주들이 늘면서 '혼명족(명절을 혼자 보내는 1인 가구)' 들이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편의점은 그동안 명절 기간에 문을 닫는 유통업체와 식당, 약국을 대신해 1인 가구를 위한 도시락이나 비상약을 판매하는 유일한 유통채널이자 '생활 인프라' 역할을 톡톡히 해 왔기 때문. 편의점 업계는 점주의 휴식권 확대와 삶의 질 보장이라는 측면에서 불가피한 변화라는 설명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명절에 매출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상권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점주의 경우, 휴무 대신 영업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아 소비자들이 불편을 체감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점주의 휴식권이 확대돼야 한다는 데는 소비자들도 대체적으로 공감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소비자경제부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