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한의사, 난임 놓고도 '으르렁'

산부인과협회 "한방치료 지원, 혈세낭비"
한의협 "정보왜곡…양방·한방 시너지 필요"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최근 전문의약품 사용을 놓고 대립각을 세운 의사와 한의사들의 신경전이 난임 치료로 번졌다. 지방자치단체들의 한방 난임 지원 사업에 대해 대한산부인과학회는 '혈세 낭비'라고 비난하자 대한한의사협회는 '정보 왜곡'이라고 맞받아쳤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14일 성명서를 내고 "지방자치단체의 무분별한 선심성 한방 난임 지원사업 확대를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부산, 대구 등 일부 지자체는 난임 부부 등을 대상으로 한방 난임 치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산부인과학회는 한방 난임 치료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들은 "체외수정이나 인공수정 등을 통한 난임 치료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입증됐지만 한방 치료는 신뢰성이 떨어지는 연구 등을 통해 효용성을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지난 2009년 대구를 시작으로 각 지자체에서 진행된 한방 난임 치료 지원사업 결과에 대해선 "(임신 성공률이) 자연 임신율보다 낮게 나타났다"면서 "국민의 혈세를 투입할 가치가 있는 치료인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산부인과협회의 주장에 "정보 왜곡이자 폄훼"라고 발끈했다. 안병수 대한한의사협회 의무이사는 이날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한 뒤 "양방 산부인과 난임 치료 지원사업도 임신 사례(결과)가 아예 없는 경우가 있다"고 반박했다.

한방 난임치료 지원사업 대상자들은 양방 치료에 실패한 후 도전하는 만큼 성공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안 이사는 "시험관 시술은 받을 때마다 임신 가능성이 낮아지는데, 한방 치료를 택한 이들은 대부분 여러 차례의 시험관 시술 후 한방 치료로 눈을 돌린다"고 말했다.

한의사협회는 그러면서 한방과 양방 치료의 시너지를 강조했다. 즉, 난임 전문 한의원 등에서 시험관 시술에 실패한 난임 여성이 회복할 수 있도록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면 산부인과에서 체외수정 등을 시도하자는 것이다. 안 이사는 "양방과 한방이 서로 부족한 부분을 메우면서 난임 여성의 임신 성공률을 높이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고 했다.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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