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가격 오르나 했는데…철광석 가격 3일새 10% 급락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철광석 가격이 최근 3거래일 동안 10.3% 하락하면서 올 하반기 철강제품 가격 인상에 따른 수익성 개선 기대감에 찬물이 끼얹어졌다.

국내 철강업체들은 그동안 철강제품의 원료가 되는 철광석의 가격 상승분을 최종가에 반영하지 못해 원가부담에 따른 실적부담을 떠안아왔다. 하반기 이후부터는 제한적이나마 판매단가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번 철광석 가격 급락으로 또다시 철강가격 인상은 부담스럽게 됐다.

6일 NH투자증권은 철광석 가격 하락이 원료비용 부담 절감이라는 긍정적인 영향보다는 철강가격 하락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고 진단했다.

변종만 연구원은 "중국 칭다오항으로 수입되는 호주산 철광석 가격이 최근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고 설명하며 "철광석 가격의 급격한 하락은 철강가격 하락을 자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철광석 가격의 일별 하락율은 7월 31일 1.3%, 8월 1일 4.6%, 8월 2일 4.7%로 3일동안 10.3%에 달한다. 8월 2일 종가는 톤당 105.7달러로 2019년 6월 17일 이후 최저이며, 한달 전인 7월 3일의 125.2달러(2014년 1월 20일 이후 최고) 대비 15.6% 하락한 수치다.

변 연구원은 이같은 철광석 가격의 급락의 원인에 대해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관세 부과와 브라질의 철광석 수출 증가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9월 1일부터 추가로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돼 철강재 수요 둔화 우려를 자극시켰다"면서 "여기에 브라질의 7월 철광석 수출이 전월 대비 16.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지난 1월 발레사의 광산댐 사고로 촉발된 공급부족 우려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철광석 가격 급락이 철강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고로업체는 1월 말부터 시작된 철광석 가격 급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태다. 그러나 변 연구원은 철광석 가격 하락이 원료비 감소에 따른 수익성 개선 요인이 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변 연구원은 "철광석 가격이 급락한다면 철강가격 인상 명분이 약해지고, 현물시장 가격도 하락할 것"이라며 "이 경우 철강경기 부진이 깊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중국 철강 유통가격은 HR기준 2017년 12월 5일을 고점으로 등락을 보이며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철광석 가격은 1년과 3년 평균이 톤당 83.6달러, 73.5달러였던 것에 반해 현재가격은 105.7달러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변 연구원은 "다만 중국 주요항구의 철광석 재고가 1년 전보다 23.0% 낮아 철광석 가격의 급격한 하락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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