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자동차부품 4개사, 韓업체 납품 담합 적발…92억원 과징금 '철퇴'

29일 서울 중구 미쓰비시 서울 본사 앞에서 대학생진보연대 소속 관계자들이 전범역사 반성없는 일본 정부를 규탄하며 욱일승천기를 태우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일본 자동차 부품 제조사가 국내 완성차 회사에 부품을 팔면서 특정 업체를 밀어주는 식으로 거래처를 나눠 먹기 한 사실이 적발돼 총 9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고 일부 업체는 검찰에 고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현대·기아자동차와 르노삼성 등 국내 완성차 회사에 얼터네이터와 점화코일을 판매하면서 특정 업체를 서로 밀어주는 식으로 담합을 벌인 미쓰비시일렉트릭(미쓰비시전기)과 히타치오토모티브시스템스(히타치), 덴소, 다이아몬드전기에 과징금 92억원을 부과하고 미쓰비시전기와 히타치는 검찰에 고발했다고 4일 밝혔다.

얼터네이터는 엔진 구동으로 전력을 생산해 각종 전기 장비에 공급하는 장치다. 점화코일은 자동차 배터리의 저전압 전력을 고전압으로 승압시키는 자동차용 변압기다. 공정위는 일본 자동차 부품 업체는 특정 부품을 한 회사가 납품하는 경우 '그 회사에 상권이 있다'라고 표현하며 납품 기득권을 존중하고 경쟁을 피하는 관행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히타치와 덴소는 2004년 르노삼성의 QM5 모델에 적용되는 얼터네이터를 입찰할 때 미쓰비시전기가 공급할 수 있도록 견적 가격을 미쓰비시전기보다 높게 써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결과 QM5 모델이 2016년 단종될 때까지 미쓰비시전기의 얼터네이터가 장착됐다.

또 미쓰비시전기는 2007년 덴소가 현대차의 그랜저 HG와 기아차의 K7 VG 모델 등에 들어가는 얼터네이터를 공급할 수 있게 도와준 것으로 드러났다. 덴소도 2017년 이들 모델이 단종될 때까지 얼터네이터를 함께 판매했다.

다이아몬드전기와 미쓰비시전기는 2011년에는 한국GM이 말리부에 들어가는 엔진용 점화코일을 입찰하자 덴소가 낙찰받게 도와주기로 덴소와 합의했다. 이에 다이아몬드전기는 입찰을 포기했고 미쓰비시전기는 덴소보다 높은 입찰 가격을 제출했다. 말리부 모델이 2016년 단종될 때까지 덴소의 점화코일을 쓴 배경이다.

공정위는 2014년 조사에 들어가 최근 이들 회사에 대한 제재 의결을 마치고 지난 달 15일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당시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안보상 수출심사 우대국) 배제 이슈와 관련해 우리나라가 일본에 대화를 통한 해결을 촉구하는 상황인 점을 고려, 발표를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이 지난 2일 끝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자 곧바로 이 같은 사실을 발표했다.

이들 일본 기업은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로,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지에서도 동일한 방식의 담합을 벌인 사실이 드러나 제재를 받은 바 있다. 2010년대 초반 일본 자동차 부품 제조사의 글로벌 카르텔(담합)이 드러나자 해외 경쟁 당국도 조사에 들어가 미국과 EU, 캐나다 등이 미쓰비시전기와 히타치 등에 벌금과 과징금 등 처분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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