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최악상황 대비 '비상경영계획회의' 상시화한다

이재용 부회장, 일본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에 대비
해외 급파된 최고경영진, "식료품 제외 전산업군에 영향"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박소연 기자]

삼성전자가 다음 달 2일 일본의 '수출우대국(화이트리스트)' 한국 제외 조치에 대비해 최고 경영진 '경영전략회의'를 '비상경영계획회의'로 전환한다. 이번 일본 조치가 식료품을 제외한 IT, 자동차, 화학, 조선, 기계 등 사실상 모든 산업군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선제적이고 즉각적인 대응 체제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반도체ㆍ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스마트폰, TV, 가전 등 전 주력 제품으로 피해가 확산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요 사업 부문의 현황에 대한 상시적인 보고 및 협의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가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되면서 정상적인 경영체제로는 단기적인 상황 대응과 중장기 비상대책 마련이 어렵기 때문이다.

우선 분기별로 하던 경영전략회의를 상시적인 비상경영계획회의로 바꾼다. 최근 이재용 부회장은 최고 경영진에게 "일본의 수출 규제 확대가 반도체는 물론 스마트폰, TV 등 삼성전자가 만드는 전 제품에 미칠 영향에 대비하기 위해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자"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이르면 이번 주말 최고 경영진을 소집, 비상경영계획회의를 열 계획이다. 이 회의는 이 부회장이 직접 주재한다.

이번 회의에선 반도체, 스마트폰 등 주력 부문에 대한 종합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할 경우 첨단제품 소재와 전자, 통신 분야 등 1100여개 품목의 수급이 난항을 겪는 만큼 반도체, 디스플레이 생산뿐 아니라 스마트폰, TV, 가전 등 완제품의 사업도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일본에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에 대비한 긴급 출장을 다녀온 삼성전자 최고 경영진은 "이번엔 정말 어렵다"며 "식료품을 제외하고 전 산업군에 걸쳐 다 문제가 된다고 가정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7일 일본으로 긴급 출국, 5박6일간의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후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 마련을 위해 반도체뿐 아니라 가전, 스마트폰 부문 고위 경영진들을 해외로 긴급 출장을 보낸 바 있다.

이 부회장은 당분간 경영진으로부터 매일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와 관련한 현안 보고를 받는 동시에 수시로 회의를 소집해 하반기 경영전략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여름휴가도 당분간 계획에 없다. 국내 경기침체와 고용환경 변화, 글로벌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해 전 산업군에서 위기의식이 높아진 데다 미ㆍ중 무역전쟁 및 한일 외교갈등에 따른 피해 우려가 커지면서 휴가를 제대로 즐길 여유가 없는 탓이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삼성전자 최고 경영진이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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