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물꼬 트였는데…보험사 핀테크 인수 '0건'

자금조달 절실한 핀테크 스타트업

비금융권은 M&A로 금융 영역확장

보험사, 협업 집중하면서 옥석가리기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디지털 금융서비스 진출을 위해 보험사들에게 핀테크 기업을 자회사로 소유할 수 있도록 문을 열었지만 정작 보험사들은 '요지부동'이다. 인수합병(M&A)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국내외 핀테크 업계의 흐름에 뒤쳐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 보험사가 핀테크 기업을 인수한 사례는 전무하다. 지난해 세계에서 핀테크 회사에 투자된 자금 123조원 가운데 인수합병(M&A)이 차지하는 비중이 65%에 달하는 것에 비해 상당한 차이가 있다.

스타트업에서 출발한 핀테크 시장이 성숙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자금조달이 절실하다. 국내에서는 비금융권에서 핀테크 M&A에 나서고 있다. 지난 10일 카카오페이는 핀테크 스타트업인 '인바이유'를 인수, 인바이유를 통해 법인보험대리점 역할을 맡겨 보험 중개서비스를 추진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보험사들은 아직까지 핀테크 기업과 협업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신한생명은 5월부터 의료데이터 분석 핀테크 업체와 제휴를 맺고 건강검진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교보생명도 10곳의 스타트업과 협업해 헬스케어 등 보험 비즈니스에 기반한 신규 플랫폼 사업모델을 발굴하기로 했다. 우선 개인 건강 증진형 헬스케어 서비스부터 선보일 계획이다.

DB손해보험도 스타트업인 페르소나시스템과 내년초 출시를 목표로 가입상담부터 계약체결까지 모든 과정을 인공지능(AI) 로봇 텔레마케터(TM)를 개발중이다.

보험사들이 핀테크 기업 인수 대신 협업에 집중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아직까지 핀테크의 사업성이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핀테크가 새로운 미래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아직까지 성공 사례는 드물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핀테크 기업 '오스카헬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오스카헬스는 보험 가입자에게 피트니스 트레커를 지급하고 운동 목표치를 달성하면 한 달 최대 20달러의 인센티브를 준다. 건강하지 않은 사람을 보험에 가입,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보험사는 고객이 건강해져 보험금 지급 확률이 줄어서 이익이다.

오스카헬스는 구글캐피탈, 피델리티 등으로 부터 투자를 받으며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말 기준 약 26만명의 가입자들로부터 12억달러(약 1조4000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5700만달러(약 67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핀테크가 성장단계에 들어서고 옥석이 가려지면 M&A도 이뤄지지 않겠느냐"면서 "보험업과 관련된다고 인정되는 업무를 하는 핀테크 기업만 인수 대상이 된다는 규제도 다양한 분야로 M&A를 막고 있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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