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주, 공매도에 몸살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에이치엘비의 위암 치료신약 '리보세라닙' 임상 지연 소식이 전해진 이후 바이오 업종에 대한 공매도 투자가 늘고 있다.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을 파악하고 공매도에 나선 투자자의 수익률도 크게 높아졌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과 28일 이틀 동안 에이치엘비 공매도는 33만6000주에 달했다. 전체 거래량 가운데 공매도 비중은 11.8%로 집계됐다. 공매도 평균 가격은 6만9400원으로 28일 종가 3만5300원을 기준으로 평가 수익률은 40%를 웃돈다. 에이치엘비 계열사인 에이치엘비생명과학에 대한 공매도 투자도 평가수익률이 30%에 육박한다.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은 전이성 위암 환자에 대한 리보세라닙 임상 3상에 대한 검토를 마친 지난달 27일 "가장 보수적인 의견은 1차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해 판매허가를 받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에이치엘비 기업가치를 판단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신약 개발에 차질을 빚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주가는 이틀 만에 50% 이상 급락했다. 주가가 급락하는 동안 발 빠른 투자자는 공매도를 통해 수익을 내거나 손실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

에이치엘비 임상 지연 소식이 바이오 상장사들의 주가를 끌어내렸고 공매도 투자자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신라젠, 에이비엘바이오, 헬릭스미스, 지트리비앤티 등 국내 증시에 상장한 주요 바이오 기업 공매도 비중이 10%를 넘어섰다.

지난달 27일부터 이틀 동안 신라젠에 대한 공매도 수량은 50만주로 전체 거래량 가운데 12.5%를 차지했다. 공매도 단가가 28일 종가와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추가 하락에 대한 '베팅'으로 보인다.

바이오 업종에 대한 공매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증시 전문가들은 에이치엘비 사태가 다른 신약 개발에 영향을 주는 변수는 아니라며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에이치엘비의 부정적인 임상 3상 결과가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웠다"면서도 "개별기업 이슈라는 점에서 전체 제약ㆍ바이오 업종이 조정받는 것은 시장의 과도한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선 연구원은 이어 "기술력이 탄탄하고 연구개발(R&D) 성과가 기대되는 기업은 저가에 매수할 기회"라고 덧붙였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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