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투자 줄고 공장에 쌓이는 재고…재고율 20년만에 최고(종합)

통계청 5월 산업활동동향…생산 0.5%↓·투자 8.2%↓
제조업 재고율 118.5%…1998년 9월 이후 최고치
선행지수 0.2포인트 하락…향후 경기 먹구름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석유화학, 반도체 등 제조업 침체로 산업생산ㆍ투자 지표가 석 달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생산한 제품이 판매되지 않고 공장에 쌓이면서 재고율은 20년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생산지수는 106.9로 전월에 비해 0.5% 감소했다. 전산업생산은 3, 4월 두 달 연속 증가하다가 지난달 감소로 전환했다. 이는 지난달 석유정제(-14.0%), 금속가공(-3.6%), 반도체(-0.6%) 등 제조업 생산이 전달에 비해 1.5% 감소한 영향이 컸다. 지난해 5월과 비교하면 전자부품(-10.3%), 기계장비(-5.9%), 화학제품(-5.8%) 등에서 줄었다.

제조업 생산 감소는 재고 증가로 이어졌다. 지난달 제조업 재고율(출하 대비 재고 비율)은 118.5%로 1998년 9월(122.9%) 이후 약 20년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경기가 하강하면 출하는 즉시 감소하지만 기업이 생산을 급격히 감소하기 어렵기 때문에 재고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재고가 증가한 업종은 석유정제(14.6%), 자동차(4.1%), 기계장비(1.8%) 등이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최근 아시아 지역에 석유정제 시설이 확대돼 경쟁이 심화되고 수출에 변동성이 생겼다"며 "화학업체들이 원료로 쓰는 나프타 생산이 줄고, 이란 석유 제재로 나프타 수입이 안 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생산능력은 전년 동월 대비 10개월 연속 감소 추세다. 이는 1971년 1월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1.7%로 전월 대비 1.0%포인트 하락했다. 김 과장은 "최근 조선업종 구조조정, 생산 감소로 생산 능력이 일부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생산 감소로 투자도 위축되고 있다. 설비투자는 자동차 등 운송장비(-13.0%), 기계류(-6.5%) 투자가 모두 줄어 전달에 비해 8.2% 감소했다. 특히 반도체 제조용 기계 수입은 지난달 3400만 달러를 기록해 전월 대비 800만 달러 줄었다.

건설기성은 토목(-0.7%), 건축(-0.2%) 공사 실적이 모두 줄어 전월에 비해 0.3% 감소했다. 건설수주도 토목(-48.8%), 건축(-31.8)에서 모두 줄어 전년 동월 대비 36.6% 감소했다. 소매판매(소비)는 날씨가 더워지며 의복 등 준내구재(4.9%)와 가전제품 등 내구재(0.6%) 판매가 늘어 전월에 비해 0.9% 증가했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전월보다 0.2포인트 오르면서 1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2포인트 떨어졌다. 이 지표는 지난 4월 0.1포인트 상승해 11개월 만에 하락을 멈췄으나 지난달 다시 하락하면서 향후 경기에 먹구름이 짙어졌다.

세종=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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