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광폭 행보, 非전자와 민간 외교까지 챙긴다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자 계열사를 비롯해 '설계ㆍ조달ㆍ시공(EPCㆍ종합설계시공)' 등 비(非)전자 계열사 현안과 프로젝트 수주 문제까지 직접 챙기고 나섰다. 이번 주 방한하는 중동의 실력자 무함마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부총리를 만나는 등 '삼성 총수'로서 민간 외교 보폭도 넓히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전날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있는 삼성물산 건설 부문 사옥을 찾아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 부문 사장과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김명수 삼성물산 EPC경쟁력강화 TF장(사장) 등의 경영진과 함께 사업 현안을 논의했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 삼성전기 등 전자 계열사 방문에 이어 비전자 계열사까지 챙기면서 현장 경영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일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에서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경영진과 회의한 데 이어 13일에 다시 DS 부문 경영진 간담회를 한 바 있다.

이어 14일에는 수원 사업장에서 ITㆍ모바일(IM) 부문 사장단과 경영전략회의를 하고, 17일에는 삼성전기 수원 사업장을 찾아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5G 이동통신 모듈 등 주요 신산업에 대한 투자와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 각각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EPC 경영진과의 회의에서 관련 사업 분야에서 사우디 등 중동 국가들과의 비즈니스 협력 기회를 창출할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경영진에게 "중동 국가의 미래 산업 분야에서 삼성이 잘 해낼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고 협력 강화 방안을 마련해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며 "기회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을 깨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사우디의 실세 왕족인 빈 살만 왕세자가 26일 방한해 재계 주요 인사를 만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 부회장은 경영진과 함께 중동 사업ㆍ협력 확대 전략을 모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이 부회장은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하는 '비전 2030'을 주목하고 있다. 비전 2030은 탈(脫)석유 경제, 미래 선도 기술 투자 등을 기조로 하는 국가 개혁 프로젝트다. 이 전략의 일환으로 '네옴' 스마트 시티 건설 등의 사업이 진행되는데 여기에 수백조 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사우디의 국가 개혁 프로젝트가 추진됨에 따라 ICT에 강한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건설 등에 기술ㆍ노하우가 있는 삼성물산ㆍ엔지니어링 등과 연계될 수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삼성이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인 만큼 이 부회장이 정상급 회동을 통해 민간 외교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아랍에미리트(UAE)의 실세 왕족인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부다비 왕세제 겸 공군 부총사령관을 두 차례 만나 5G를 비롯한 ICT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중동 사업을 검토했다. 이후 같은 달 무함마드 왕세제가 경기 화성시의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을 찾았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직접 전자 및 비전자 계열사의 사업 전략을 챙기며 총수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글로벌 기업 총수답게 폭넓은 글로벌 인맥을 통해 국가 경제에도 기여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enter><div class="slide_frame"><input type="hidden" id="slideIframeId" value="2015062311174702408A">
</center>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