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協 '최저임금 동결' 촉구…52.1% '고용축소'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서울에서 제과업을 하는 이명수(가명)씨는 지난해 2개 매장의 문을 닫은데 이어 조만간 1개 매장을 추가로 정리하기로 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영상 부담을 감당할 수 없어서다. 그는 "급여 인상으로 실제 회사 부담은 2배로 늘어났다. 4대 보험, 퇴직금, 특근수당 인상 등 사업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섬유제조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김일수(가명) 대표는 "국내에서 생산 공임이 맞지 않아 모두 해외로 빠져나가고 없는데 임금 인상으로 국내에서 버티려고 해봐야 빚만 더 늘어날 것"이라며 "그동안 직원 60명이 일을 했지만 현재 인원 축소 작업에 들어간 상태"라고 말했다.

내년도 적용 최저임금 결정시한(6월27일)을 앞두고 중소기업계가 지난 2년간 급격한 인상에 따른 후유증을 호소하며 동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중소기업중앙회와 벤처기업협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소상공인연합회 등 15개 단체로 구성된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18일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년 연속 가장 큰 인상폭을 기록한 최저임금과 지속적인 경기부진으로 그 어느 때 보다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며 "내년도 최저임금은 기업의 지불능력과 노동생산성을 반드시 감안해 최소한 동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한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기업지불능력과 경제상황을 포함시키고, 영세 중소기업ㆍ소상공인 업종과 규모를 반영한 구분 적용이 현실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계는 특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옥죄고 있는 현재의 최저임금은 정상 궤도를 벗어나 있다"면서 "근로자를 고용하는데 수반되는 비용은 최저임금뿐이 아니다. 4대 보험료 등 법정비용으로도 올해 기준 월 42만원(임금의 24%)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중기중앙회가 영세 중소기업 357개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최저임금 영향도'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경영상 어려움 중 최저임금 상승이 유발한 정도에 대한 응답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100점 만점에 평균 60.3점을 기록했다. 2017년 5월 말 평균 43.0점 대비 40.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동안 영업이익과 고용은 각각 19.4%, 10.2% 감소했다.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납품단가 또는 제품(서비스)가격 상승 반영도는 100점 만점에 평균 30.9점으로 조사됐다. '전혀 반영되지 않음'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66.6%에 달했다.

현재 경영상황에 대해서는 60.8%가 '어렵다'고 응답했다. 특히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시 고용을 축소하겠다'는 응답이 52.1%에 달했다. 반면, 최저임금이 인하될 경우 인력증원(37.3%)이나 설비투자 확대(15.1%)에 나서겠다는 긍정적 답변이 많았다.

중소기업계는 "소득대비 최저임금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4위,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1위임에도 노동생산성은 OECD 29위로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세 중소기업의 81%가 최저임금 인하 또는 동결을 호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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