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노사 합의…13개월간 15차례 '마라톤 교섭' 종료(상보)

갈등 빚던 파업 참여X '협정근로자' 지정 합의
리프레시 휴가 및 육아휴직·난임휴가 등 복지제도 확대키로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네이버 노사가 교섭 시작 13개월만에 잠정합의를 도출했다. 합의안에는 육아휴직 보장, 리프레시 휴가 도입 등 직원들의 복지 확대와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최소 인력인 '협정근로자' 합의 등 92개 조항이 담겼다. 15차례 이어진 마라톤 교섭이 종료됐지만 여전히 계열사들의 개별 쟁의가 남아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네이버 노동조합 '공동성명'(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네이버지회)는 사측과 단체협약에 잠정합의했다고 13일 밝혔다. 지난해 5월 상견례를 한 이후 15차례 교섭 끝에 처음으로 결과물이 나온 것이다. 최근까지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아 총파업에 따른 네이버 서비스 중단도 우려됐지만 합의를 맺으면서 일단락됐다.

가장 관건이었던 '협정근로자'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협정근로자는 파업 등 쟁의에 참가하지 않는 조합원을 뜻한다. 그동안 네이버 노사는 협정근로자 범위를 단협안에 포함하는 내용을 두고 이견을 보였다. 이 때문에 교섭이 결렬되는 한편 지난 1월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조정절차를 밟기도 했다.

이번 합의안에는 쟁의활동이 발생해도 네이버 서비스의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협력한다는 내용의 공동협력의무조항이 담겼다. 회사가 최소수준으로 협정근로자를 정하되 부족할 경우 노사가 협력하기로 했다.

복지제도 개선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리프레시 휴가 개선(2년 뒤 휴가 15일, 이후 3년마다 제공) ▲인센티브 지급기준과 주요 경영사항 설명 ▲배우자출산(10일) 및 난임치료(3일) 등 유급휴가 확대 ▲육아휴직 기간 2년 확대 ▲휴식권 보장(퇴근 후 연락 및 SNS 통한 업무지시 금지)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설치, 운영 ▲기업의 사회적책무 ▲노조활동 보장 등이다.

네이버 노조 관계자는 "첫 합의이자 투명한 소통과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받은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다만 노동조합의 사외이사 추천권한 보장이 빠진 점과 네이버 계열사 모두 함께 교섭에 임해 합의하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네이버 법인보다 연봉 및 복지 등 전반적인 근로환경이 열악한 컴파트너스, NIT, NTS, NBP, 라인플러스 등 계열사 5곳의 교섭은 현재 결렬된 상태다. 라인플러스의 경우 현재 중노위의 조정절차를 거치고 있다. NIT, NTS 등도 근로조건 개선에 대해 회사측이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교섭이 난항 중이다. 네이버 노조는 이들 계열사의 교섭이 끝날 때까지 본사 1층 로비에서 벌이는 농성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공동성명은 다음주부터 조합원 설명회를 거쳐 찬반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오세윤 지회장은 "네이버 법인이 인터넷게임업계 최초로 쟁의권을 갖는 등 진통 속에서도 결국 합의점을 찾은만큼 현재 교섭 난항을 겪고 있는 자회사와 손자회사도 합의점을 찾길 기대한다"며 "네이버가 자회사와 손자회사의 근로조건 개선과 노동권 존중을 위해 책임을 다할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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