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 끝나는 May…후임에 '강경파' 존슨 도전장

합의안 3차례 부결 '교착'…보수당 퇴진요구 등 리더십 회복불가
내달 초 4번째 의회표결 이후, 차기총리 선출 일정 논의하기로
브렉시트 찬성 이끈 존슨 前외무장관 "당대표 경선 출마" 선언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결국 다음 달 '사임 시간계획표'를 내놓는다. 3년 넘게 이어진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교착상태로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다음 달 초 메이 총리는 이미 3차례나 부결됐던 브렉시트 합의안을 4번째 의회 표결에 부친다. 브렉시트 합의안과 메이 총리의 운명이 동시에 결정되는 셈이다.

16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이날 런던 국회의사당에서 집권 보수당 내 평의원 모임 '1922 위원회'의 그레이엄 브레이디 위원장과 만나 "6월 첫 주 브렉시트 합의안을 표결에 부친 후 새로운 총리 선출 일정에 동의하겠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와 90여분간의 회담을 가진 브레이디 위원장은 "의회 표결을 시작하자마자 신임 총리선거 일정을 결정하기 위해 만나기로 합의했다"며 "합의안이 가결되든, 부결되든 새로운 지도자 선출 일정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영국 총리실은 지난 15일 다음 달 초 브렉시트 합의안을 의회 표결에 부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이 4번째 표결이다. 합의안이 잇따라 의회에서 부결되면서 지난 3월29일로 예정됐던 브렉시트 시행 시기는 오는 10월31일까지로 미뤄졌다.

브렉시트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메이 총리의 리더십은 회복 불가 상태에 빠졌다. 이달 초 치러진 영국 지방선거에서 보수당은 1300석 이상을 잃으며 참패했다. 보수당이 전체 의석의 30%를 잃는 결과가 나오자 당 내에서 메이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그러나 메이 총리는 야당인 노동당과 손을 잡으며 어떻게든 브렉시트 합의안을 통과시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메이 총리는 지난해 12월에도 불신임 투표를 거쳐 사임 위기에서 한 차례 벗어났다. 현재의 당규상으로는 1년 동안 다시 불신임 투표에 회부될 수 없지만, 총리 퇴진을 요구하는 의원들은 당 규약 변경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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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브렉시트 강경파'로 꼽히는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외무부 장관은 메이 총리가 사퇴하면 집권 보수당의 당대표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맨체스터에서 열린 한 기업 행사에서 차기 당대표 경선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에 "물론 출마할 것"이라며 "그게 특별한 비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년간 브렉시트를 어떻게 이해하고 그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관한 설득력 있는 설명을 제시하는 데 실패했다"고 메이 총리를 비판했다.

존슨 전 장관은 2016년 국민투표 때 브렉시트 찬성 진영을 이끈 대표적 강경파다. 메이 정권에서 외무장관을 지냈지만 메이 총리가 노동당과 손잡고 내놓은 '소프트(온건) 브렉시트' 방침에 반대해 지난해 7월 외무장관직에서 사임했다.

보수당 당대표 경선에는 하원의원 2명 이상의 추천을 받으면 후보로 나설 수 있다. 경선 참가자가 여러 명이면 가장 득표 수가 적은 후보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최종 2명이 남을 때까지 계속 투표한다. 이어 약 12만명에 달하는 전체 보수당원이 우편을 이용해 최종 2명의 당 대표 후보에 대해 투표를 하게 된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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