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여담]미세먼지와 버드나무씨

(사진=중국 웨이보/www.weibo.com)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겨우내 미세먼지로 한반도는 물론 동남아시아 주변국들에게까지 큰 피해를 끼쳤던 중국에서 이번엔 버드나무씨가 폭설처럼 날리며 큰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 미세먼지와 사막화를 막기 위해 마구잡이로 심었던 버드나무가 또다른 환경재앙을 낳은 것.

보통 꽃가루로 잘못 알려져있지만, 베이징 시내의 시야를 가리고 있는 흰 물체의 정체는 버드나무 씨앗이다. 버드나무는 나무마다 암ㆍ수가 나뉘어져있으며 수나무의 꽃에 있는 꽃가루를 곤충들이 암나무로 옮겨주면 흰 털이 무수히 달린 씨가 만들어진다. 되도록 씨앗이 바람을 타고 먼 지역에 퍼지게 하기 위해 달린 이 털들이 무서운 환경재앙을 만든다.

마치 버드나무만의 잘못인양 비춰지는 이 봄철 재앙의 근본 원인은 결국 사람에게 있다. 중국정부는 미세먼지 정화와 함께 심각해지는 사막화를 막기 위한 방어 용도로 버드나무를 28만그루나 베이징 시내 곳곳에 심었다. 버드나무는 다른 나무들에 비해 상당히 빨리 자라나고, 대도시에서도 특유의 생명력으로 잘 살아남는 장점이 있다고 알려지자 엄청난 양을 한꺼번에 가로수로 심어버렸던 것이다.

그 결과 봄철 또 다른 환경재앙이 돼버린 버드나무 씨앗 사태가 발생했다. 단순히 문제 하나를 해결하면 또 다른 문제가 곧바로 생기는 생태계 환경문제를 너무 안이하게 판단한 대가다. 과거 1958년 대약진운동 당시 참새가 벼 낱알을 쪼아먹어 곡식이 줄어든다며 참새를 모두 잡아 들였다가, 이듬해 참새가 잡아먹던 메뚜기가 급증해 중국 전역이 황폐화됐던 실수를 반복한 셈이다.

중국정부가 이번엔 또다시 버드나무를 모두 베어버리고 가로수 전체를 다른 나무로 교체하겠다고 밝히면서 벌써부터 또 다른 환경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베이징의 환경문제는 더 이상 일국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주변국과의 공조와 협력을 통해 하루속히 환경 재앙에서 벗어날 근본적 대책을 찾길 바라본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디지털뉴스부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