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보다 무서운 '주52시간'…'에어컨 미리 점검하세요'

삼성·LG, 협력사 직원 직고용…주52시간 적용 대상

24시간 서비스 못해…성수기땐 1주일 이상 걸릴수도

삼성전자서비스 수리 엔지니어가 가정 내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서비스.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여름이 성큼 다가오면서 에어컨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예년과 달리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변수가 발생, 에어컨 서비스가 제때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에어컨은 필수가전을 넘어 '생존가전'이 된 만큼 미리 점검을 받지 않을 경우 무더위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에어컨 업계는 조언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서비스와 LG전자서비스 모두 5월을 '에어컨 사전점검의 달'이라고 적극 홍보하며, 에어컨 정상작동 여부와 주변 환경 및 내외부 주요 부품과 배선 등에 대한 안전 점검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는 에어컨 점검 업무가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다. 지난해만 해도 삼성, LG 모두 에어컨 수리 업무를 협력업체를 통해 수행하면서 저녁 늦은 시간이라도 즉각적인 서비스가 가능했다. 하지만 올해 삼성전자서비스, LG전자서비스가 협력사 직원을 직접 고용하면서 이들도 주 52시간 적용 대상이 됐다. 주말이나 밤늦게까지 고객 대응을 하려고 해도 법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맞은 것이다.

실제 최고 기온이 20도를 훌쩍 넘어간 4월 4주차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으로 에어컨 점검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에 따르면 고객들의 사전 점검 접수는 4월 1주차 대비 4월 4주차에 80% 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에어컨 사전 점검을 받는 고객은 30%에 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에어컨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7월말, 8월 초 극성수기에는 에어컨 수리 접수부터 서비스까지 3일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었다"라며 "작년과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경우 올해에는 에어컨을 수리 받는데 1주일 이상 길어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삼성, LG 모두 탄력근로제 적용을 검토하고 있지만 도입 요건이 까다롭고 단위 기간이 길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통상 가정의 에어컨 집중 사용 시간은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이다. 현행 탄력근로제에서 집중근무기간은 6주(주 64시간)까지 설정할 수 있다. 하지만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합의한 탄력근로제 확대안은 국회가 멈추면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노인 가정의 경우 에어컨이 정상 작동하지 않을 경우 큰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고, 식당이나 숙박 업소는 장사를 포기할 수 있다"며 "한여름이 오기 전 에어컨을 사전 점검받는 것 이외에 이렇다할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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