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 잡아라…매리엇, 숙박공유시장 출격

美·남미 등 전세계 100곳에서 고급주택 숙박업…2000여개 대상
유럽선 주택공유 시범사업…힐턴·하이엇 등 대형호텔들도 관심
에어비앤비도 호텔사업 등 영역확대…숙박시장 경쟁 2R 예고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세계 최대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에 주요 고객을 뺏긴 호텔업계가 숙박공유시장에 뛰어들며 반격하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역으로 호텔사업에 진출하며 맞설 태세여서 숙박시장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2라운드'를 맞는 분위기다.

29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적인 호텔체인업체 매리엇인터내셔널이 숙박공유사업에 진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WSJ는 "이르면 다음 주부터 미국, 유럽 및 라틴아메리카 등 전 세계 100개 시장(도시)에서 매리엇이 고급 주택을 숙박시설로 제공하는 공유사업을 시작할 것"이라며 공유 대상에 오를 고급 주택이 약 2000개에 이른다고 전했다.

매리엇의 숙박공유사업은 현지 주택임대관리회사와 제휴하는 형태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고객들이 매리엇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주택을 단기 임대하고, 예약 시 적립한 포인트는 매리엇 브랜드 호텔에서 사용 가능한 형식이다. 매리엇은 셰러턴, W, 리츠칼턴 등 29개 브랜드 호텔을 소유하고 있다.

이미 매리엇은 유럽 지역에서 주택공유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프랑스 파리와 이탈리아 로마, 포르투갈 리스본, 영국 런던 등에서 총 340채의 주택공유사업을 시행해 성공을 거뒀다. WSJ는 "호텔이 단기 임대사업을 하려면 지역별 규제와 상충될 수도 있지만, 매리엇 임원들은 규제 문제를 감안하고서라도 이 시장을 놓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매리엇 외에 힐턴과 하이엇 등 다른 대형 호텔체인들도 숙박공유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200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된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는 저렴한 가격으로 호텔보다 넓고, 접근성도 좋은 곳에 방을 구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여행객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특히 에어비앤비는 객실 수만으로 본다면 492만개를 보유해 매리엇(129만개), 힐턴(91만개) 등 호텔체인을 압도하고 있다.

빠른 성장을 바탕으로 에어비앤비는 내년에는 기업공개(IPO)도 계획하고 있다.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사업 다각화도 추진 중이다. 이미 지난달 호텔 예약 애플리케이션 호텔투나이트를 인수하기로 합의했고, 최근에는 인도 호텔 예약 플랫폼 오요(Oyo)에도 투자했다. 상업용 건물 일부를 숙박용으로 바꾸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WSJ는 별도의 기사에서 "뉴욕 맨해튼의 록펠러센터를 소유한 'RXR 리얼티'와 에어비앤비가 숙박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에어비앤비가 상업용 사무실이 주를 이루는 랜드마크 빌딩까지 진출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WSJ는 "그동안 숙박공유업체를 경쟁자로 간주하지 않았던 호텔업계는 이제 에어비앤비 등이 자신들의 파이를 빼앗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며 앞으로 시장지형에 상당한 변화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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