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사 CEO 미국行…'해양플랜트 수주 노린다'

(왼쪽부터)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

해양플랜트 박람회 나란히 참석

수주 물량 선점 물밑작업 예상

국제유가 상승에 시장 청신호

해양플랜트 발주환경 개선 기대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 국내 대형 조선 3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다음 달 초 미국에서 열리는 해양플랜트 박람회에 나란히 참석한다. 국내 조선업계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해양플랜트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대형 3사 CEO는 다음 달 6~9일 미국 휴스턴에서 열리는 '해양플랜트 기자재 박람회(OTC)'에 참석한다.

OTC는 100여개 국가, 2000여개의 업체가 참여하는 대형 박람회다. 엑손모빌, 셰브런, 셸 등 대형 오일 메이저는 물론 주요 각국의 국영석유회사들이 참석한다.

현대중공업은 가삼현 사장과 정기선 부사장이 OTC에 참석한다. 삼성중공업은 남준우 사장, 대우조선해양은 이성근 사장이 박람회장을 찾는다. 외형상으로는 박람회 참석이지만 내용상으로는 발주물량을 선점하기 위한 사전 물밑작업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번 조선 3사 CEO의 미국행은 그간 부진했던 해양플랜트 수주에 대한 절박함이 담겨있다. 건당 수주금액이 10억~20억달러로 상선에 비해 10배 이상 높은 해양플랜트는 조선업계에선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2014년 초반까지만 해도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수준을 유지하면서 국내 대형 조선 3사는 경쟁적으로 해양플랜트 수주에 나섰다. 그러나 이후 유가가 급락하면서 발주가 취소되거나 연기돼 조선 3사는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지난해 역시 해양플랜트 수주는 현대중공업이 수주한 4억5000만달러 규모 잠수식 원유생산설비(FPS)가 전부였다.

하지만 최근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해양플랜트시장도 살아나고 있는 분위기다.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는 올 초에 비해 40% 가까이 올랐다. 지난 1월 배럴당 50달러 수준이었던 국제유가는 차츰 회복돼 현재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선 상태다. 업계는 통상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를 넘어서면 해양플랜트가 가격경쟁력을 갖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지난 23일 삼성중공업이 10억달러 규모의 부유식 원유생산ㆍ저장ㆍ하역설비(FPSO) 1기 건조계약을 체결하면서 향후 발표될 해양플랜트 입찰 결과에 이목이 주목되고 있다.

현재 올 상반기 중 입찰 결과 발표가 유력한 프로젝트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발주한 마르잔 유전개발 프로젝트다. 설계부터 생산까지 2개 패키지 사업으로 추진돼 사업 규모가 약 70억달러에 이른다. 여기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밖에 베트남 블록B 플랫폼 프로젝트, 캐나다 키스파 프로젝트, 호주 바로사 프로젝트, 나이지리아 봉가 사우스웨스트 프로젝트 등이 연내 입찰 결과가 발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급락을 반복하는 만큼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국제유가가 더 오르고 상승기조를 유지한다면 해양플랜트 발주 환경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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