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배·이미선 임명…헌재 '공백 사태' 일단 피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여성 재판관 3인 재직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문형배, 이미선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며 법조계가 우려한 '헌법재판관 공백 사태'는 일단 피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사상 처음으로 헌법재판소에 여성 재판관 3명이 동시에 재직하게 됐다.

청와대는 이날 우즈베키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이 현지에서 전자결재 형식으로 두 재판관의 임명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두 신임 재판관의 임기는 이날 오전 0시부터 시작된다. 문 대통령은 국회에 제시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송부기한인 18일 자정까지 국회가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자 바로 다음날 임명을 강행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10월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이후 두 번째로 헌법재판관들을 지명했다.

이로써 헌법재판관 공백 사태는 피했다. 당초 조용호, 서기석 재판관이 전날 나란히 퇴임하고 새로운 헌법재판관 임명이 다소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주변에서는 공백을 우려했다. 헌법재판소는 앞서 지난해 9~10월 '6인 체제'로 사상 초유의 비상사태를 겪었다.

헌정 사상 최초로 여성 재판관 3명이 재직하게 된 점도 눈길을 끈다. 이 후보자에 앞서 헌법재판소에는 이선애, 이은애 재판관이 일하고 있다. 전체 대비 여성 헌법재판관의 비율은 30%를 넘는다.

문형배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이번 헌법재판관 임명은 많은 논란 속에 이뤄져 두 재판관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문 후보자는 지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념 편향성에 대한 질문 공세를 받았다. 그는 진보성향 판사들의 학술단체로 알려진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문 후보자는 "스스로 나태와 독선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기 위해 부산판례연구회나 우리법연구회 등의 학술단체에 가입하였을 뿐 결코 정치적 이념을 추구해 단체에 가입한 적은 없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어 "법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헌법과 법률에 의해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했다'고 감히 자부한다"면서 "임명권자를 포함한 사회의 모든 세력으로부터 독립된 상태에서 공정한 재판을 하는 데에 저의 모든 것을 바칠 각오가 돼 있다"고 했다.

다만 이 후보자의 임명을 두고 정치권의 갈등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수차례에 걸친 주식거래을 통한 '재산 증식 논란'을 앞세워 이 후보자의 임명을 반대해온 한국당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만약 대통령이 끝끝내 이 후보자 임명을 강행한다면 원내·외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국민과 함께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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