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도 이젠 IT·핀테크 선수로…디지털은 생존'

한준성 KEB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 부행장 인터뷰
"핀테크로 소비자 눈높이 상승…빅데이터 기반 수요 예측, 맞춤형 서비스 제공 관건"
GLN 서비스·印尼 디지털뱅크 준비중…"해외 전략은 핀테크 회사처럼"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핀테크 회사가 금융 소비자의 니즈를 깨웠습니다. 발빠른 디지털 전환을 통해 소비자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하는 금융회사는 살아남기 힘들 것입니다."

KEB하나은행의 한준성 미래금융그룹 부행장은 15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기술 수준이 은행을 앞지르기 시작하면서 네이버, 카카오, SK텔레콤 등 IT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은행에 요구하기 시작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핀테크 회사들이 은행에 미치는 재무적인 영향이 당장 적다고 무시한다면 전략적 판단 미스"라며 "지금 은행에 필요한 것은 기술로 이같은 소비자들의 변화를 따라가는 게 바로 디지털"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그가 생각하는 디지털화다. 소비자의 위치정보, 소비 패턴, 가족 구성, 취향 등 데이터를 활용해 앞서 수요를 예측하는 것이다. IT 플랫폼 회사들이 지금 그 역할을 하고 있다.

한 부행장은 "애플, 페이스북, 네이버 같은 플랫폼 회사가 산업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금융회사가 금융업만 하는 시대는 끝났고 은행도 결국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에게 콘텐츠, 디자인, 좋은 경험을 통해 감동을 줘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내년 '손님 중심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로 변화한다는 목표를 세운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하나은행은 디지털화를 통해 기술 기업으로 전환에 나섰다. 예금뿐 아니라 포인트, 마일리지 등 하나금융의 디지털 자산을 해외 유통업체에서도 쓸 수 있도록 하는 글로벌로열티네트워크(GLN), 인도네시아에서 네이버 라인과 합작해 준비중인 디지털뱅크 등은 그 일환이다. 디지털은 글로벌 시장으로 이어지는 문이기도 하다.

한 부행장은 "GLN 서비스를 연내 7개국에서 출시하고, 인도네시아 디지털뱅크도 연내 오픈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시장에선 '수성'이지만 빠른 디지털화를 통해 해외에선 핀테크 회사처럼 전략을 짜고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산업은 디지털이라는 흐름 속에서 격변기를 맞고 있다. 앞으로의 변화는 지금까지보다 더 빠를 것이라며 한 부행장은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금융산업은 마치 마차산업에서 자동차산업으로 넘어가는 격변기의 한 가운데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이라며 "채널의 디지털화가 아닌 전체적인 흐름이 디지털화돼야 하며 소비자가 도망가기 전에 변화와 혁신을 이뤄내는 금융회사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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