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영길 에스피지 대표 '공기청정기용 모터, 없어서 못팔아'

BLDC 모터 중국 현지법인서 생산
"중국 청정기 수요 늘고 있어"
로봇용 감속기로 신규 매출 기대…일본 독점 시장에 출사표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공기 청정기 보급률은 기준에 따라 다릅니다.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방마다 한 대씩 공기청정기를 설치하는 가정이 늘고 있습니다. 기존 가전제품처럼 가구당 1대를 기준으로 보급률을 계산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여영길 에스피지 대표는 지난 4일 인천 송도 에스피지연구소에서 가진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250만대 규모였던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에서 올해는 300만대 이상 팔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공기청정기는 인간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가전제품이기 때문에 비싸더라도 소음과 진동이 작고 효율이 높은 BLDC 모터를 주로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모터 내부의 마모되기 쉬운 부분(브러시)을 제거한 BLDC 모터는 브러시 마찰에 의한 소음과 진동이 없다. 브러시 마모에 의한 미세유해물질 배출도 차단해 고급 가전제품에 주로 들어간다. 에스피지는 대유위니아, 코웨이, SK매직 등과 중국 현지 가전업체에 공기청정기용 BLDC모터를 공급하고 있다.

여 대표는 "공기청정기용 모터는 중국 현지법인에서 생산하고 있다"면서 "현재도 없어서 공급을 못할 정도인데 중국에서도 공기청정기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기청정기는 모터와 필터 기술이 핵심"이라며 "저가 모터를 사용해 가격이 저렴한 청정기는 제 기능을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공기청정기용 모터가 확실한 캐시카우(현금 창출원) 역할을 하는 가운데 여 대표는 일본 업체가 독점한 로봇용 감속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5년 이상 매진해왔다. 지난해 로봇용 감속기를 개발하고 나서도 지난 5개월 동안 밤잠을 설쳐가며 정밀도를 높이는 데 매달렸다. 감속기는 모터 속도를 줄여 큰 힘을 낼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정밀도가 높아야 하는 로봇용 감속기는 일본 하모닉드라이브시스템사와 나브테스코사 등이 선점했다.

여 대표는 "로봇용 감속기는 재질부터 직접 개발해야 한다"며 "에스피지가 직접 개발한 감속기를 테스트하려는 국내와 중국 업체가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로봇을 움직이는 핵심 기술이 감속기"라며 "일본에서 감속기를 공급받으려고 줄을 선 국내 로봇업체가 많다"고 덧붙였다.

여 대표는 "일본제품과 비교해도 정밀도가 떨어지지 않는 데다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며 "국내에서 현장 대응도 가능하기 때문에 관련 매출이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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