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세 우려 커진다' 1~2월 전셋값 하락한 아파트 52%

아파트 밀집지역(자료사진)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올 들어 1월과 2월 중 거래된 아파트 중 전세가격이 2년 전보다 하락한 비중이 절반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 하락세는 서울보다 지방이 더 컸다.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수 있는 '역전세'가 지방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최근 전세시장 상황 및 관련 영향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2월 거래된 아파트 중 전세가격이 2년 전보다 하락한 비중은 52%를 기록했다.

이 비중은 2017년에는 20.7%였지만 지난해 39.2%에 이어 올해초 절반 이상으로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은 2017년 10%에서 올해들어 28.1%로 올랐고 지방은 같은기간 35.8%에서 60.3%로 급증했다. 서울보다 지방의 전셋값 하락세가 확연하게 컸다.

전세가격 하락률로 보면 올해 1~2월 중 전세가격 하락 아파트(전국 기준 52.0%) 중 절반 정도(25.3%)가 10% 미만이었다. 전세가격이 10~20% 떨어진 아파트 비중은 14.9% 였고 30% 이상 하락한 비중은 4.7%였다.

특히 보증금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아파트에서 전세가격 하락폭이 크게 나타났다.

올해 1~2월중 전세가격이 10% 이상 하락(2년전 대비, 전국 기준)한 아파트 비중을 보면, 보증금 3억원 미만 아파트의 경우 상승폭과 그 수준이 고가전세에 비해 높은 편(1억원 미만 32.6%, 5억원 이상 9.5%)이었다.

보고서는 그동안 보증금 3억원 미만 전세아파트가 많은 지방을 중심으로 전세가격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은은 전반적으로 임대가구의 재무안정성이 괜찮아 당장 국내 금융시장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봤다.

국내 임대가구의 소득구성을 보면 소득수준 상위 60~100%인 고소득가구(4~5분위)의 비중이 작년 3월 기준 64.1%에 달했다. 이들 가구는 또한 실물자산을 평균 8억원 가량 보유하고 있어 총자산(금융+실물자산) 대비 총부채(보증금 포함) 비율이 26.5%로 낮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한은 관계자는 "전세가격 하락은 일차적으로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나 임대가구의 재무건전성이 대체로 양호한 점에 비추어 관련 리스크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금융자산만을 고려해 보면 임대가구의 보증금 반환 능력은 전반적으로 약화하고 있다는 것이 한은의 평가다.

2012년 3월부터 작년 3월까지 임대가구의 보증금이 연평균 5.2% 상승했지만 금융자산은 3.2% 증가에 그쳤다. 이는 차입 및 갭투자를 통한 부동산 구입 등으로 임대가구의 금융부채(연평균 7.4%) 및 실물자산(6.1%)이 상대적으로 큰 폭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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