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 8 수난에 '네오' 웃나…美ㆍEU소형기 30년 전쟁 판도는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보잉 737맥스 8기종'추락사고로 경쟁기종인 '에어버스 A320 네오'가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항공업계에선 이번 사고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30년간 이어온 제트여객기 시장 경쟁 판도에 어떤 영향을 줄지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고 있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보잉은 최신 기종인 맥스8의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 610편 추락사고, 에티오피아항공 302편 추락사고로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중국, 유럽은 물론 자국인 미국에서 조차 운항 중단조치가 내려졌다.

이번 사고로 에어버스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 경쟁기종인 맥스(-7ㆍ8ㆍ9) 시리즈가 타격을 입으면서 글로벌 항공사들이 자연스레 동급기종인 A320 네오(319ㆍ320ㆍ321) 시리즈를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이언에어, 케냐 케냐항공 등은 맥스 대신 네오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0년 맞수 B737 vs A320 = 제트여객기 시장을 양분하는 맥스와 네오는 닮은 점이 많다. 대표 기종인 맥스8과 A320 네오의 항속거리는 각기 6760㎞, 6900㎞, 최대좌석수는 210석, 195석, 동체 길이는 39.52m, 37.57m로 대동소이 하다.

맥스와 네오의 경쟁의 시작은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한항공의 A300구매로 해외 판로가 열린 에어버스가 1988년 737의 맞수인 A320을 출시하면서다. A320은 시장 진출 당시 '플라이 바이 와이어(FBWㆍ전기신호 비행제어)' 등 최신 기술을 반영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고, 737의 라이벌로 성장할 정도로 판매고를 늘려갔다.

1968년부터 약 20년간 737 시리즈에서 대성공을 거둔 보잉 역시 경쟁자의 등장에 신기술을 대폭 반영한 '뉴제너레이션(NG)'으로 737시리즈를 리뉴얼했다. 737NG는 약 7000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A320과 양강구도를 형성했다.

이같은 양강구도가 이어지다가 2011년, 에어버스가 먼저 'A320 네오' 로의 리뉴얼 계획을 발표했고, 보잉 역시 이듬해 맥스 시리즈로의 전면 개편안을 내놨다.

B737시리즈와 A320시리즈는 판매실적에서 아직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전체 판매고에서는 보잉 737시리즈가 1만5233대(1만510대 인도)로 에어버스 A320 시리즈의 1만4636대(8674대 인도)를 다소 앞선다.

신규 기종으로 국한하면 에어버스의 네오(6501대)가 맥스(5012대)보다 우위에 있다. 이는 개발기간이 다소 앞선 데 따른 것으로, 최근 들어서는 맥스의 주문량 증가속도가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국내에서는 맥스의 인기가 더 높은 편이다. 이번 사고 전만 해도 대한항공ㆍ제주항공ㆍ티웨이항공ㆍ이스타항공이 총 114대의 맥스를 도입할 계획이었다. 네오는 대한항공ㆍ아시아나항공(A321 네오), 에어부산(A321 네오 LR), 에어로케이(A320 네오) 등이 83대를 도입할 방침이다.

◆요동치는 항공기시장…하늘패권 경쟁 점화 =이번 맥스8 사태는 주요 항공 선진국간 패권경쟁으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럽 각 국은 에티오피아 항공 추락사고 이후 맥스8의 영공진입을 중지시켰다.

유럽 각 국은 이를 네오 판매를 확 늘릴 수 있는 반전의 기회로 삼는 분위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2일 에티오피아 총리와 만나 에어버스 항공기 도입 문제를 논의했다. 맥스8이 추락한 지 불과 이틀만에 '세일즈'에 나선 것이다.

미ㆍ중무역분쟁을 겪고 있는 중국도 대열에 동참했다. 중국은 전 세계 최초로 맥스8의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항공기시장 진출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중국 역시 오는 2021년을 목표로 맥스, 네오와 같은 체급인 제트여객기 'C919'를 개발 중이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