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영변 폐기해도 北핵능력 종결 안 돼'

<h4 class="">미 의회조사국 "영변만으로는 부족하다" 입장"미공개된 추가적인 우라늄 농축시설 등 존재"'완전한 비핵화' 위해 北에 포괄·구체적 조치 요구

2008년 6월 27일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하는 장면.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북한 전체 핵 능력의 최대 80%를 차지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영변 핵시설의 폐기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담보하지 못한다는 주장이 미 의회에서 제기됐다. 이는 북한의 영변 핵 시설 폐기 카드가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 실현에 부합하지 않다는 미국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트럼프-김정은 하노이 정상회담'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북한 영변 핵시설의 해체가 북한의 핵물질 생산 능력을 모두 종식시키는 것은 아니다"면서 "미국 정보당국도 영변 이외에 추가적인 우라늄 농축시설이 존재하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의회조사국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 원인에 대해서도 북·미가 북한의 비핵화 조치 등 보상책에 대한 범위와 순서에 대해 서로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자신들이 내놓은 영변 핵폐기 카드가 '역사적인 제안'이라고 평가했지만 미국측은 반대로 이를 평가절하를 한 셈이다.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직후 심야에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아직까지 영변 핵 시설 전체를 폐기 대상으로 내놓은 역사가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반면 미국은 북한이 더 과감하고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고서는 "2차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영변 이외의 농축시설 공개가 비핵화 협상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의 또 다른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에 대한 합의가 부재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둘러싼 핵심쟁점으로 ▲비핵화 정의 ▲핵물질 생산시설 ▲신고 ▲사찰 등을 제시했다. 특히 북한이 말하는 '비핵화 정의'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비핵화의 정의와 관련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여러 번 약속한 바 있는 완전한 비핵화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북·미 양국 간 공통된 인식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영변 핵시설에 대한 평가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미국 조야에서는 영변이 '고철 덩어리'에 불과하다고 평가하는 반면 세계적 핵물리학자인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영변이 북핵 능력의 70~80%를 차지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12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영변 핵시설에 대한 여러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직접 영변을 네 차례 찾아 두 눈으로 확인한 헤커 박사의 말을 믿는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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