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길 달리는 LPG車

LPG차 등록대수 8년째 감소세
신차는 '제로' 수준...단종만 계속
규제완화 법안 국회 통과 땐 반등 기대

[아시아경제 김지희 기자]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액화석유가스(LPG) 모델의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휘발유, 경유, 전기 등 다른 연료를 기반으로 한 차량들과 달리 지난해 유일하게 전체 등록 대수가 줄었다. 시장이 제한적인 탓에 신차 출시가 거의 없고 단종만 이뤄지는 실정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최근 SM5 LPG 모델의 생산과 판매를 중단했다. 전체 SM5 내수 판매에서 LPG 모델의 비중은 10%도 채 되지 않는다. 판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솔린 모델에 집중한다는 게 르노삼성의 전략이다.

이 같은 결정은 LPG 차시장의 축소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LPG 차량 등록 대수는 205만2870대로, 8년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연평균 약 5만대씩 등록 대수가 줄었다. 2014년부터는 LPG 차 중 승용 모델의 등록 대수마저 꺾이며 지난해 말 기준 184만4929대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LPG 자동차는 구매가 제한적으로만 허용돼 시장 확대가 쉽지 않다. 택시 및 렌터카에 활용되는 사업용이나 장애인, 국가유공자가 구매하는 경우 외에 일반인이 구매할 수 있는 LPG 차는 경차, 5년 이상 된 중고차 등이 전부다. 완성차업체들도 LPG 신차를 내놓을 유인이 없는 탓에 선택지가 줄고 다시 판매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사업용 LPG 승용 모델시장도 성장세가 멈췄다. 주축을 이루는 택시용 차량 판매가 택시총량제 여파로 주춤한 탓으로 보인다. 정부는 택시 공급을 조절하기 위해 2015년 3차 택시총량제를 실시, 감차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전국 택시 적정 대수는 20만2179대였는데 실제 공급된 택시는 25만5131대였다.

여기에 택시용으로 활용될 경우 해당 차종의 이미지에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도 완성차업체들을 소극적으로 만드는 이유다. 현대자동차도 이달 출시하는 8세대 신형 쏘나타에 택시용 모델을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 모델 고급화 전략의 일환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쏘나타는 매년 판매되는 택시용 차량 3대 가운데 2대를 차지할 만큼 택시용 차량시장에서 존재감이 큰 모델이다.

다만 LPG 차에도 반등의 기회는 있다. 일반인들도 LPG 차량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제 완화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던 관련 법안이 이달 임시국회에서는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현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법안소위원회에는 미세먼지 저감 및 소비자 선택권 확대를 위한 LPG 차 일반인 구매 허용 관련 법률개정안 6건이 계류 중이다. 관련 법안이 통과될 경우 일반인의 LPG 차량 진입 장벽이 낮아진다.

규제가 완화되면 신차 공급도 서서히 진행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실제 2017년 정부가 5인승 레저용차량(RV)으로 일반인의 LPG 연료 사용을 확대 허용한 이후 올해 첫 신차가 예고돼 있다. 르노삼성은 올해 내로 QM6의 LPG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현대차도 코나 LPG 모델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LPG 차시장이 극히 제한돼 있어 최근에는 단종만 이뤄지고 신차가 출시된 적이 없다"면서 "신차를 내놓기까지 2년 이상 걸리는 만큼 이른 시일 내 구매 제한을 해소하고 관련 지원에 나서야 완성차업체들도 신차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희 기자 ways@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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