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퇴장' 與 386 의원, 3월 개각의 숨겨진 관전 포인트

21대 총선 불출마 고려 여당 중진 의원들 3월 개각 후보군에…당선 유력한 정치텃밭 물려주고 文정부 성공 위해 새로운 도전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원다라 기자] 한국 정치 '개혁의 아이콘'으로 주목받았던 더불어민주당의 '386세대' 의원들이 여의도 정치무대 퇴장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당선이 유력했던 이들이 '불출마' 카드를 고민하는 이유는 정치 텃밭을 다른 이에게 물려주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려는 포석이다.

최근 '3월 개각'의 밑그림을 놓고 여권의 기류가 바뀐 이유는 현역 의원 차출설에 대한 인식 변화와 맞물려 있다. 내년 4월 총선 일정을 고려할 때 현역 의원의 입각은 어렵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여당 중진 의원 중 일부가 '새로운 길'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내각에 참여해 문재인 정부 성공에 힘을 보태거나 광역단체장 도전 등 여의도 무대를 벗어난 선택지를 두고 정치적인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는 얘기다.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적이다. 우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학생운동 그룹의 핵심 중 한 명인 우 의원은 2004년 제17대 총선 이후 서울 서대문에서 3선을 경험한 인물이다.

탄탄한 지역구 관리로 유명한 우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54.88%의 득표율로 여유 있게 승리했다. 총선에 다시 도전한다면 4선 달성 가능성이 높았다는 얘기다. 우 의원이 문체부 장관으로 지명된다면 자연스럽게 총선 불출마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언론인 출신인 4선의 박영선 민주당 의원도 총선 불출마를 전제로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 검증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 의원은 17대 총선 당시 원내에 입성한 뒤 서울 구로에서 4선에 성공한 인물이다. 박 의원은 대학 총학생회장 중심의 전형적인 386세대와는 차이가 있지만 1960년생으로 연배는 비슷하다.

청량한 가을 하늘을 보인 지난해 9월 27일 서울 하늘이 쾌청하다./윤동주 기자 doso7@

1980년대 대학을 다녔던 1960년대생 정치인들은 386 또는 86 세대로 불리면서 한국 정치의 중심축 역할을 했다. 국회의 대통령 탄핵안 가결 직후 치러졌던 2004년 총선에서 대거 의원 배지를 달게 되면서 '탄돌이'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30대 중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국회의원이 된 그들은 어느새 50대 중반을 넘어섰다.

386세대 정치인들은 주요 개혁 현안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한국정치에 기여한 게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권력 주변부를 너무 오래 독점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1990년대 학생운동 후배 그룹 중에서는 박주민 민주당 최고위원(서울대 법대 93학번), 박용진 민주당 의원(성균관대 사회학과 90학번) 정도를 제외하면 주목받는 인물을 찾기도 어렵다.

안진걸 상지대 초빙교수는 "전대협 세대들이 학생운동 시절의 사회변화와 개혁에 대한 의지를 얼마나 실천했는지는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총선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등 새로운 선택을 통해 다른 이에게 기회를 열어주고 개혁 과제 실현에 힘을 보태려는 시도는 긍정적인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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