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 '황금 편의점'만 11개…유통 공룡들 '입지 전쟁'(종합)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이지은 기자, 조목인 기자] 유통업계가 올해 뜨거운 '자리 싸움'을 벌인다. 각종 규제로 신규 출점이 어려워지자 알짜 입지의 경쟁력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 업계는 한강변 11곳 매장의 사업권을 두고 이달부터 경쟁을 펼치고 백화점ㆍ마트 업계도 오는 6월까지 서울역사와 영등포역사를 두고 치열한 쟁탈전을 예고하고 있다.

7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이르면 이달 내 한강변에 있는 11개 편의점 매장 운영권을 입찰 공고할 예정이다. 한강사업본부는 현재 진행 중인 안전검사 등을 이유로 아직 정확한 입찰공고 시기를 밝히지 않고 있다.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3월 말 이전에는 정상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기를 역산해 보면 내부 인테리어 및 사업설명회를 감안했을 때 대략 이달 중순쯤 입찰 공고가 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입찰 대상은 난지 지구 2곳, 뚝섬 지구 3곳, 여의도 지구 4곳, 반포 지구 2곳 등 총 11곳이며 지역별로 나눠 입찰을 진행한다. 입찰은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20조에 따라 최고가 경쟁 입찰을 통해 선정된 낙찰자가 향후 3년간 매장을 운영하게 된다.

이번에 입찰 대상이 된 점포는 이전에 한드림24(한강공원 노점상 연합체)가 미니스톱 브랜드로 운영하던 곳이다. 주요 편의점 업계는 모두 이번 입찰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강변 편의점은 매출도 높고 브랜드 노출 효과도 커 핵심 상권으로 꼽히는 데다 올해부터는 규제로 인해 점포 확대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공정거래위원회와 편의점 업계가 기존 점포 100m 내 신규 출점을 제한하는 자율규약을 도입하면서 사실상 편의점 신규 출점은 막힌 상태다.

편의점 업계의 관심이 높은 만큼 경쟁도 치열해질 예정이다. 한강사업본부가 '적정 입찰가'를 강조하고 나설 정도다. 지나치게 높은 입찰가에 낙찰이 이뤄지면 그만큼 시민의 편의가 감소할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입찰공고가 나간 다음주쯤 설명회를 예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리 싸움으로 뜨거운 건 편의점 업계만이 아니다. 올해 말로 서울역ㆍ영등포역 민자역사 영업기한이 만료되면서 오는 6월 말 신규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있어서다. 서울역ㆍ영등포역 민자역사는 원래 2017년까지가 영업기한이었지만 정부가 국가 귀속을 추진하면서 2년간 유예기간을 뒀다. 이 유예기간마저 곧 끝나면서 노른자 자리가 매물로 풀린 것.

롯데로서는 롯데마트 서울역점과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모두 매출 상위권에 속해 있고, 역사도 오래돼 상징성이 있는 매장인 만큼 자리를 지켜내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규제로 신규 출점이 막힌 기존 업체들은 매출이 잘 나오는 민자역사 자리가 군침 도는 매물일 수밖에 없다. 유통업계에서는 영등포점의 경우 신세계백화점 혹은 최근 구로점을 폐점해 상권이 겹치지 않는 AK플라자의 참전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기도 하다. 서울역점의 경우 롯데의 단독 입찰 가능성이 높지만 얼마든지 제3자의 참여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화역사나 제3자가 최종 승자가 될 가능성도 있다"며 "그렇게 될 경우 (롯데마트가) 위탁운영 형태로 변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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